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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전북망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오늘의 싸움에서 완패했던 말하기 부끄러웠다.

“참말입니까?”

이방이 재차 물었다.

전북망은 한숨을 쉬었다.

“됐소, 그 얘기는 그만하오.”

그러자 이방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거 보세요. 저를 속이려던 거였군요. 이혼이든 별거든, 일이 해결됐으니 되어습니다. 저와의 이부를 경멸했다니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의 음험한 짓은 저는 흉내도 내지 못합니다. 그게 그녀의 진짜 능력이겠지요.”

이방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덧붙였다.

“그런 능력들을 제가 흉내 낼 수도 없지만 나긋한 말투로 달콤하게 말할 수는 있습니다.”

그녀는 손을 다소곳이 앞에 모으고 몸을 배배 꼬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낭궁님!”

그러고 나서 일부러 몸을 떨었다.

“세상에, 정말 너무 소름 끼치고 너무 가식적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가식적일 수 있습니까?”

전북망도 소름이 쫙 돋았다. 그것은 이방의 가식적인 모습때문이였다.

사실 송석석은 그렇게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부드러웠지만, 결코 비굴하지 않았고, 온화하면서도 단호했으며, 절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방은 콧노래를 부르며 뛰어갔다. 비록 예단의 절반은 돌려받지 못했지만, 송석석이 떠났으니, 그녀가 정실 아내가 되었다. 더 이상 평처가 될 필요 없었다.

인생이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그녀는 언제나 긍정적이었고, 절대 송석석처럼 유치하게 굴지 않으려 했다.

전북망은 그녀를 따라가는 대신 호숫가에 앉았다.

오늘 이혼령이 내려졌다. 마치 맑은 날의 벼락처럼 그의 머릿속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수많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송석석과의 첫 만남, 그녀의 방문을 두드리고 청혼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녀가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난 후, 그와의 혼인을 동의했을 때 그는 너무도 기뻤다.

혼인 준비를 하며 그녀를 맞이할 때의 심경을 떠올렸다.

혼인 당일 출정해야 했을 때, 그는 송석석을 떠나기 싫었다.

심지어 행군하는 동안에도, 붉은 면사포를 벗겼을 때의 송석석을 떠올리며, 자신이 그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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