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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전북망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무슨 낯으로 그녀의 지참금을 받는다는 말이오? 명색에 사품 장군이자, 사내라는 놈이, 어떻게 자기 손으로 내쫓은 여인의 지참금을 쓸 수 있겠소?”

이방은 잠시 생각한 뒤, 침착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쇠기를 박았다.

“어머님께서도 계속 약을 드셔야 한다면서요. 돈도 적게 들지 않을 텐데, 우리가 군공의 대가로 혼인을 요청한 탓에 따로 받은 상금도 없잖습니까. 당신과 제가 비록 모두 사품 장군이긴 하지만, 봉급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그 모든 것을 다 들이부어도, 감당할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있습니까? 게다가….”

잠시 뜸을 들이던 이방이 이를 악물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계속 군공을 세운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잖아요. 무장의 삶은 불안정해요. 어머니가 여기서 더 나빠지게 할 수는 없잖습니까. 모든 것을 돌려주면 당신은 명예를 지킬 수 있겠지만, 어머니에겐 불효자가 될지도 모르죠.”

전북망은 그녀의 입에서 이런 말까지 나올 거란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다. 실망인지 무력함인지 모를 것이 그의 가슴을 어지럽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의 말이 이해되기도 했다. 그녀의 입장에선 충분히 걱정될만한 것들이었다. 불효와 명예, 이방은 그 사이에서 그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전북망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방, 걱정하지 마시오.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하겠소.”

이방의 성향상 꺼내기 쉬운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전북망은 그녀가 자신을 생각해주는 만큼, 자신도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절대로 이번 일로 사람들이 이방을 욕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었다.

이방이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던, 전 언제나 당신 편에 설 거예요.”

전북망은 힘이 났다. 그는 벅차오름을 못 이기고 이방을 품에 꽉 끌어안고 말았다.

“알겠소. 걱정하지 마시오. 절대 당신을 고생시키지 않으리다.”

그녀가 이렇게 행동한 것은 송석석의 지참금이 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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