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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흥!”

보주가 경멸이 가득한 얼굴로 코웃음 쳤다.

“예물로 만 냥을 요구하다니, 장군부를 너무 과대평가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아가씨도 시집올 때 더 부를 걸 그랬습니다. 정말 저희만 손해 본 것 같아요.”

그러자 송석석이 장난스레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나를 너무 저렴하게 팔아 넘겼구나.”

그러자 보주도 웃었다. 하지만 머릿속엔 그 동안 송석석이 당했던 억울한 일들이 생생히 떠올랐다. 절대 첩을 두지 않겠다던 약속만 믿고 한 혼인인데, 결국 거짓이었다. 그는 결국 송석석의 인생을 망치고 말았다. 보주는 차마 이 안타까운 마음을 송석석 앞에 티 낼 수 없어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문득, 보주는 황제가 떠올랐다. 혹시나 황제가 이 이혼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나온다면, 큰 일이었다. 황제의 허락 아래에 진행되는 이혼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였다. 여인이 이혼을 당하는 거면, 혼수품을 받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겨우 종이 쪼가리 하나 쓰면 되는 일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일까? 설마 둘이 결혼한 뒤에 내릴 작정인가?

그렇게 되면 정말 고통스러울 것 같았다. 보주는 이곳에서 한 순간이라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늦은 저녁, 송석석은 장부를 넘겨주기 위해 전북경의 아내, 큰며느리 민씨를 불렀다. 진작에 해치웠어야 할 일이었지만,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미뤄졌었다.

하지만 민씨는 골치덩어리 장부를 맡고 싶지 않았다.

그녀도 남편이 있는 입장에서 송석석을 동정했지만, 이방이 시집오게 된다면 장군부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에 서경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었던 것도 이방의 덕이 컸다고 들었었다.

병부에도 이 공로를 잊지 않을 것이다.

비록 이번 공로는 혼인과 맞바꾼 탓에 다른 공로는 없었지만, 전북망과 이방은 아직 한참 창창할 때였다. 또한 황제도 젊은 장군들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분명 조만간 좋은 소식이 전해질 것이다.

더군다나 송석석은 진북후부의 유일한 혈육이었다. 그녀의 친정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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