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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6화

‘어쩐지 현진이가 강한서라면 정신을 못 차린다 했더니, 개자식 꾸미니까 세상 사람 다 기죽게 멋있잖아.’

워낙 키가 컸던 터라 강한서는 어디를 가도 유독 눈에 띄었다.

그러나 지금 강한서는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입꼬리를 내리고 인상을 쓰고 있는 강한서의 날카로운 눈빛이 한성우와 차미주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성큼성큼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다.

“어딨어?”

강한서가 입을 열자 차미주는 곧 그가 온몸으로 내뱉고 있는 한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한성우는 굳게 닫힌 수술실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들어갔어.”

강한서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왜 막지 않은 거야.”

그러더니 그는 더 이상 한성우를 신경 쓰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수술실 문 앞으로 걸어가 있는 힘껏 문을 두드렸다.

“한현진, 나와!”

“대체 언제 임신한 거야. 왜 나에게 말 안 했어?”

“내가 파혼하겠다니까 아이를 지우려는 거야? 왜 이렇게 멋대로 굴어?”

“아이는 그쪽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나랑 상의했어? 왜 그쪽 마음대로 결정해.”

“한현진. 나와서 똑바로 설명해.”

높게 울려 퍼지던 강한서의 목소리가 나중에는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무슨 설명을 하라는 거야.”

등 뒤로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한서가 움찔, 몸을 굳혔다. 그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한현진이 환자복을 입은 채 팔짱을 끼고 덤덤한 눈빛으로 강한서를 쳐다보고 있었다.

강한서가 빨개진 눈으로 멍하니 한현진을 쳐다보며 웅얼거렸다.

“안에 있는 거…”

그러더니 그는 홱 고개를 돌려 지금 이 상황의 원인 제공자인 한성우를 쳐다보며 이를 갈았다.

“아니었어요?”

한성우가 눈을 깜빡였다.

“화장실 간건데?”

강한서의 분노가 화르르 끓어오르더니 열이 치솟는 것 같았다. 강한서는 순간 한성우를 수술실로 끌고 가 없애버리고 싶었다.

얼어붙은 분위기 속, 간호사가 서류를 들고 다가왔다.

“한현진 씨?”

한현진이 고개를 돌렸다.

“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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