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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2화

강한서는 입술을 짓이기더니 한참 만에야 대답했다.

“네. 할머니 말씀대로 할게요.”

정인월이 한현진의 손을 잡아당기며 나지막이 말했다.

“정말 쟤가 기억을 찾지 못하면 어쩌려고 그래.”

한현진이 정인월을 다독였다.

“할머니, 설사 강한서가 절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절 다시 사랑하게 만들 거예요. 안심하시고 증손주 볼 준비하고 계세요.”

확신이 가득한 한현진의 말을 듣고 나서야 정인월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한현진은 애초부터 아이를 지울 생각 같은 건 없었다. 오늘 이 모든 건 차미주의 협박을 받은 한성우가 자신을 도운 한 편의 연극이었을 뿐이었다.

그녀가 강씨 가문의 저택에서 정인월에게 자기가 임신한 사실을 은근히 흘렸을 때부터 한현진의 계획은 시작된 것이다.

한현진이 대놓고 임신한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지만 신중한 정인월의 성격상 사람을 시켜 한현진을 지켜보게 할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현진이 아이를 지우러 갔다는 사실에 정인월은 아마 깜짝 놀라 병원으로 달려올 것이었다.

강한서는 머리가 정상은 아닌데다 한현진에게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강한서를 누구보다 아끼는 정인월은 아무리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지라도 결국은 강한서의 뜻을 따를 것이었다. 그러니 한현진은 아이로 정인월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만 했다.

그리고 강한서는, 한현진은 여전히 그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그녀는 강한서가 자기에 대해 전혀 마음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기억을 잃었어도 특정 사람과의 모든 기억만을 잊어버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이상한 상황이었다. 강한서가 돌아온 후 보여준 송가람에 대한 알 수 없는 무조건적인 신뢰는 특히나 이상한 부분이었다. 한현진은 그 모든 것을 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강한서를 곁에 두어야만 기회가 있었다.

재혼은 그녀의 모든 계획 중 제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한 말 중, 한 마디만은 진심이었다. 결혼을 하더라도 강한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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