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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5화

“나 이제 서른이에요. 지금 안 낳으면 영원히 임신이 안 될지도 모르는데, 제가 조금 이기적이면 어때서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

“사업 성공하면 아이 갖자고 하더니, 졸업하고 지금까지 10년을 기다렸어요. 회사도 이제 제법 상황이 좋아졌는데 왜 아직도 아이를 못 낳게 하는 거예요?”

“대체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아니면 제가 싫은 거예요? 제가 싫은 거면 이혼해요. 아이는 제가 키울게요.”

...

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도 아이도 못 낳게 하다니, 남자가 너무 이기적이야.”

“사업에 성공했으니 밖에 아이를 낳아 줄 사람이 있는 거겠지. 아니면 이 나이에 임신한 아내에게 아이를 낳지 말라고 하는 남자가 어딨어?”

“그러게. 절대 사업하는 남자 뒷바라지해 주면 안 돼. 죽 쒀서 개 주는 격이라니까. 고생은 여자가 하고 남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와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잖아.”

“너무 바보 같아. 이런데도 이혼을 안 하다니...”

“이런 남자에게 와이프가 가당키나 해?”

...

주변에서 손가락질하는 소리를 듣는 강한서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다가가 한현진의 손을 잡아당겼다.

“또 헛소리를 떠들면 그 입을 틀어막아 버릴 거예요.”

그 말에 한현진의 울음소리가 뚝 멈췄다. 그러더니 그녀는 더 큰 소리로 통곡하기 시작했다.

“무섭게 왜 그래요. 내가 복도 없지...”

강한서는 말문이 턱 막혔다.

“너무 하잖아. 서른이 넘어 아이를 갖는다는 게 사실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 무슨 태도가 저래?”

“멀끔하게 생겨서는 말은 왜 꼬락서니로 하는 거야?”

강한서가 바득 이를 갈았다. 그는 허리를 숙여 한현진이 바닥에 내팽개친 물건을 줍고 한현진의 손을 잡으며 이를 악물었다.

“집에 가요.”

한현진은 움직이지 않고 토끼 같은 눈을 뜨며 불쌍하게 말했다.

“발 아파요.”

모함을 당한 강한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그가 한현진의 그 눈을 마주했을 때, 그는 도무지 조금의 화도 낼 수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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