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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2화

한성우는 고개를 돌려 윤 작가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어린애가 멋도 모르고 하는 헛소리하는 거니까, 마음에 두지 마.”

차미주가 괜히 다른 사람에게 미움을 살까 걱정되어 자기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윤 작가가 웃으며 말했다.

“네 여자친구 꽤 재밌네.”

한성우가 차미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한 눈빛을 지었다.

“힘도 세. 혼자서 우리 셋을 때리는 것쯤은 일도 아니야.”

“...”

기다려도 대답이 없자 차미주가 재촉했다.

“윤 작가님, 꼭 그렇게 야한 장면이 있어야 해요? 배드신이 없으면 상 못 받는 거에요?”

그건 윤 작가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어떤 스토리엔 스킨쉽을 통해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던 차미주가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배드신을 보면서 감정의 변화에 집중해요. 다들 여자 주인공의 가슴이나 남자 주인공의 엉덩이나 쳐다보는 거 아니예요?”

“풉—”

윤 작가가 입에 머금었던 물을 뿜어냈다.

한성우는 할 말을 잃었다.

‘술을 마시게 하지 말았어야 했어.’

차미주는 여전히 주절거렸다.

“제가 보기엔 그 사람들은 그걸 미끼로 사람들을 낚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영화를 무엇 때문에 보는지, 정말 모르는 거예요? 포르노를 찍고 싶으면 찍으면 되잖아요. 왜 예술영화라고 포장하는 거죠? 전 이젠 예술영화라는 말만 들어도— 읍—”

한성우가 차미주의 입을 틀어막았다.

“자기야, 물 좀 마시고 음식도 좀 먹어.”

차미주가 한성우의 손을 찰싹 때렸다.

“나 배 안— 읍— 고파— 읍—”

웃음이 터진 윤 작가가 손을 내저었다.

“오늘은 우리끼리인데 뭐, 놔줘. 마음껏 얘기하게.”

한성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술을 따지 말았어야 했어.”

윤 작가가 말했다.

“그래도 꽤 귀엽네. 네가 미주 씨 데리고 왔을 땐 배우를 소개해 주려는 건 줄 알았는데, 작가일 줄이야.”

말하며 멈칫한 윤 작가가 차미주에게 물었다.

“미주 씨는 무슨 작품 쓰셨어요?”

차미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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