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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8화

‘오빠는 누굴 경계하고 있는 거야?’

비록 한현진은 이미 어느 정도 짐작이 갔지만 송민준이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 않으니 그녀 역시 눈치껏 더 캐묻지 않았다.

일 얘기를 마친 후, 송민준은 한현진의 아랫배로 시선을 옮기더니 웃으며 물었다.

“우리 큰 조카 태명은 지어줬어?”

한현진도 웃으며 말했다.

“아직이요. 아니면 큰아빠께 지어달라고 할까?”

“보자, 뜻이 좋은 이름으로 지어야 할 텐데.”

송민준의 머릿속에 번뜩 아이디어가 스쳤다.

“너 망고 좋아하잖아. 태명은 망고라고 부르는 게 어때.”

“...”

‘음, 의미는 좋네.’

“이름은 강한서 기억이 회복되면 그때 우리 둘이 이름을 지어서 경쟁해 보는 거야. 하지만 강한서는 그런 면에서는 수준이 높지 않으니까 아마 나보다 좋은 이름을 짓지는 못할 거야.”

송민준의 말에 한현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강한서가 그 말을 들었다면 기억을 찾자마자 바로 오빠와 붙어볼 거라고 할 거예요.”

송민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얼른 그러라고 해.”

송민준은 조금 더 머물며 짐 정리를 돕고 나서야 한현진의 방을 나섰다.

배웅하러 문 앞으로 나온 한현진은 송가람과 마주쳤다.

송가람은 자기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송가람의 시선은 한현진이 아닌 송민준을 향해 있었다.

송민준이 몸을 돌리자 송가람과 눈이 마주쳤다. 송가람은 웃으며 그를 불렀다.

“오빠.”

송민준의 얼굴에 걸렸던 미소가 조금씩 차가워졌다. 그는 덤덤한 말투로 송가람에게 대답하더니 곧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송가람의 눈빛이 눈에 띄게 애절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송민준을 향했던 시선을 거두고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한현진과 눈을 마주친 송가람의 눈빛이 곧 냉담하게 변했다. 그러더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을 닫았다.

한현진은 다시금 송가람을 보던 송민준의 눈빛을 떠올렸다. 그의 눈빛엔 더 이상 예전의 애정과 애처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송가람은 오빠와 20여 년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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