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70화

송가람은 기분이 퍽 좋은 듯 한현진을 보며 인사를 건넸다.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인사를 받고 아래층으로 향하려는 한현진을 송가람이 불러세웠다.

“현진 씨.”

한현진이 고개를 돌렸다.

송가람이 미소 짓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진 씨, 옷 좀 골라줘요.”

한현진은 어리둥절해졌다.

송가람이 말했다.

“현진 씨 안목이 좋잖아요. 옷도 잘 입고. 내일 제가 뭐 입고 나가면 좋을지 봐줘요.”

한현진은 송가람이 또 무슨 꿍꿍이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굳이 거절하지는 않았다.

송병천과 서해금은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었으니 한현진은 괜히 송가람과 완전히 사이가 틀어져 송병천을 난감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한현진은 송가람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송가람은 한현진을 자기 드레스룸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전 드레스룸은 별장에서 제일 큰 방이었다.

당시엔 한현진이 송병천의 친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집에 들어오기 전이라 송가람은 집안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먹고 입는 것을 포함한 전부를 송가람에게는 최고로 대접했다.

예를 들면 별장에서 볕이 제일 잘 들고 베란다가 제일 큰 방은 송가람 것이었다. 집에서 제일 큰 드레스룸도 송가람 것이었고 환경이 제일 좋은 서재도 송가람의 몫이었다.

한현진이 집으로 돌아온 후, 사실 송병천은 송가람에게 드레스룸을 비우라고 하고 싶었다. 그 드레스룸은 한현진의 방과 제일 가까웠기에 그녀에게 주는 것이 더 좋았기 때문이었다. 송가람에게는 드레스룸이 하나 더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옷을 놓기에도 충분한 공간이었다.

물론 송병천은 좋은 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남자는 많은 부분을 두루 살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단지 그렇게 하면 편리하겠다고만 생각했겠지만 송가람 역시 같은 생각일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친딸을 집으로 데려오고 나서 양딸에게 주었던 물건을 줄인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그들이 송병천에게 뭐라고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송병천이 그 제의를 꺼냈을 때,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