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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3화

정인월은 워낙 사리에 밝은 사람이었기에 한현진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가 이렇게 꿍꿍이가 많은 애라는 걸 할미가 왜 예전엔 몰랐을까?”

한현진이 씩 웃더니 다정하지만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전엔 한서가 저를 지켜줬잖아요. 이젠 제가 한서를 지켜줘야죠. 전에 할머니도 그러셨잖아요. 부부는 서로 감싸줘야 하는 거라고.”

정인월의 눈빛이 따듯하게 빛났다. 그녀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한서의 사람을 보는 눈에 모든 장점이 쏠린 모양이구나.”

한현진이 그 말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했다.

강한서가 다시 병실로 돌아왔을 때 한현진은 이미 단정하게 옷을 입고 있었다.

몇 마디 더 당부한 정인월은 먼저 진씨와 함께 병실을 나섰다.

오늘따라 기분이 좋았던 정인월은 강씨 가문 자손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러 사찰에 가려고 했다.

한현진은 천천히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시간을 확인하며 물었다.

“조금 서두르죠?”

한현진은 여전히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게 움직였다.

“못 기다리시겠으면 먼저 가요.”

강한서는 어쩔 수 없이 입을 닫고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정리되지 않은 물건을 한현진에게 건넸다.

고맙다고 말한 한현진은 물건을 안에 넣어 정리하더니 갑자기 또 전부 쏟아버렸다.

그 행동에 강한서가 어리둥절해졌다.

한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무언가를 찾는 듯 가방을 뒤적거렸다.

조용히 있으려던 강한서는 한참을 찾으면서도 찾아봐 달라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한현진의 모습에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진심이길 바란다고 하지 않았어? 날 무시하면 내가 변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목소리를 가다듬은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

“뭐 찾아요?”

한현진이 고개도 들지 않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목걸이요.”

“무슨 목걸이요? 어떻게 생겼어요?”

“실버 목걸이에요. 직사각형 모양의 펜던트가 있어요.”

강한서가 병실 곳곳을 살피며 한현진을 도와 목걸이를 찾아보았다. 병실을 한 바퀴 다 둘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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