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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가정부가 말리려고 하였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산산조각이 된 물건을 본 가정부는 아연실색이 되어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아가씨, 그걸 밟으시면 어떡해요?”

강민서는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어나갔다.

“유 씨 가문에서 주는 보잘것없는 물건은 울 엄마도 안 받아!”

“그래도 밟고 망가뜨리면 안 되죠. 이걸 사모님께 어떻게 드려요? 강 대표님께서 특별히 저한테 직접 사모님께 드리라고 당부하셨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으시면 강 대표님한테 뭐라고 말씀드려요?”

“오빠가 물어보면 그냥 엄마한테 드렸다고 해. 오빠가 어떻게 알아? 줬는지 안 줬는지?”

“그래도…”

강민서는 매서운 얼굴로 가정부를 째려보았다.

“뭐가 그래도 야. 내가 다 책임질 테니까 이 쓰레기 빨리 갖다 버려. 보는 것도 짜증 나니까!”

가정부는 그저 묵묵히 치우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유현진이 돌아오자마자 차미주는 그녀의 목에 붙혀진 반창고를 발견하였다. 그녀의 집요한 추궁 끝에야 그녀는 어제 유현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미친년 아니야 진짜, 배속의 애가 두렵지도 않대?”

차미주는 그녀의 일이라면 항상 자신 일처럼 화내곤 하였다. 그리고 뒤이어 물었다.

“벤틀리남이 너 도와준 거고? 그래서 커피 사다 준거야?”

“아니면?”

차미주는 그녀의 다리를 치며 소리쳤다.

“야 밥이라도 사줘야지! 커피가 말이 돼? 너무 성의 없잖아!”

“두 번밖에 안 본 사이에 밥은 너무 오버 아니야?”

“오버?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처음 본 사이에도 밥 먹는데 너희 둘 삼 일 동안 두 번이나 마주쳤어. 그런데도 인연이 아니라고? 벤틀리남 몇 살이래? 잘 생겼어?”

유현진은 그녀가 뭘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아무것도, 그냥 사람 좋아 보이길래 어장에서 키워도 될 거 같아서 말이야."

유현진은 베개를 그녀의 얼굴에 던지며 말했다.

“키우긴 뭘 키워 나 유부녀야! 뭐라는 거야 진짜!”

차미주는 베개를 만지며 배시시 웃었다.

“곧 이혼하는거 아니야? 미리 썸 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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