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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유독 이 시커먼 덩어리만이 캐리의 이마에 둥둥 떠있었다.

세희는 앳된 목소리로 탄식했다.

“됐어요, 됐어. 세희도 배고프니까 밥 먹을래요.”

모두들 세희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 유독 그녀의 눈이 걱정되었다.

캐리는 이따가 세희를 데리고 안과로 가겠다고 말했다.

밥을 먹은 후, 송유라도 병원에 왔다.

아이들이 밥을 다 먹자, 그녀는 또 아이들에게 깨끗한 옷을 갈아입혔다.

송유라는 더러워진 옷을 자신의 핸드백에 넣은 후, 캐리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중환자실로 갔다.

중환자실 입구.

예준은 줄곧 밖에 앉아 있었다.

아이들이 오는 것을 보고 그는 일어서서 초췌한 얼굴로 물었다.

“너희들 밥 먹었어?”

세희는 볼록 튀어나온 배를 만졌다.

“그럼요. 삼촌은 식사하셨어요?”

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송 할머니가 보내온 음식을 좀 먹었어.”

세준은 유리창을 바라보았는데, 키가 작기 때문에 안에 누워 있는 하영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캐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캐리 아저씨, 날 좀 안아주면 안 돼요? 엄마 보고 싶어요”

캐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혀 세준을 안고 유리창 옆으로 걸어갔다.

안에 있는 하영은 여전히 호흡기를 쓰고 있었고, 그녀의 몸에는 세준이 잘 모르는 파이프가 몇 개 꽂혀 있었다. 그리고 침대 옆에는 많은 검측기가 놓여 있었다.

세준은 하영의 얼굴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불과 이틀 만에 하영의 얼굴은 눈에 띌 정도로 움푹 들어갔다.

창백한 얼굴은 마치 종잇장처럼 새하얬고, 세준은 유난히 가슴이 아팠다.

순간, 세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캐리를 두드리며 자신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캐리는 세준의 표정을 보며 은근히 한숨을 내쉬었다.

캐리도 하영이 하루빨리 이 위험한 시기를 넘길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신은 그의 기도를 조금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세희도 보고 싶었지만 세준은 그녀를 막았고, 희민이 보려고 할 때 그는 오히려 막지 않았다.

“오빠, 왜 나만 엄마를 보면 안 되는 건데?!”

세희는 억울함에 세준을 노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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