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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예준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아직도 우릴 속이려 하는 거야?”

진석은 여전히 담담했다.

“만약 내가 하영 씨를 보러 가지 않아서 원망하고 있는 거라면, 캐리에게 그때 왜 날 가지 못하게 막았는지를 물어보는 게 좋을 거예요.”

“난...”

“캐리는 이미 나에게 이유를 말했지만, 난 여전히 널 의심하거든. 넌 결코 그런 이유 때문에 오지 않은 게 아니잖아.”

예준은 다시 한번 캐리의 말을 끊었다.

캐리는 속으로 탄복을 금치 못했다.

‘예준 형님은 대체 얼마만큼의 인내심을 가지고 있길래 부진석과 이렇게 앉아서 사이좋게 말할 수 있는 거지?’

‘이럴 땐 그냥 주먹 한 방 날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그동안 모두 부진석에게 속았잖아!! 그게 몇 년이야!! 하영도 죽을 뻔했고!’

“그래요.”

진석이 말했다.

“지금 날 그렇게 생각하는 이상, 증거는 어딨죠?”

예준은 갑자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소희원이 보낸 녹음을 틀은 다음, 진석 앞으로 밀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선명하게 진석의 귀로 들어왔다.

그의 갈색 눈동자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아, 그날의 그 쇳덩어리는 확실히 누군가 거기에 둔 것이었구나.’

진석은 인내심 있게 듣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

“이게 바로 증거인가요?”

예준은 탁자 밑에 놓인 손을 꽉 쥐었다.

‘내가 부진석을 너무 낮잡아봤나?’

‘증거가 이미 눈앞에 있는데도 여전히 인정하려 하지 않다니?’

캐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부진석, 좀 시원하게 대답해줄래?!”

진석은 한숨을 쉬었다.

“캐리, 난 이미 너에게 분명하게 말했을 텐데. 그러나 오늘 갑자기 날 찾아와서 따지다니, 난 우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해. 난 너희들과 알게 되어서 매우 기뻤지만, 왜 너희들은 오히려 심심하기만 하면 날 의심하는 거지? 내가 하영을 좋아하고, 또 정유준이 하영을 빼앗아 갔기 때문에? 그래서 난 그들에게 복수하고자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캐리는 화가 나서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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