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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4화

정연이 첫째를 다시 유모차에 돌려놓았다.

“동양인들 이름은 나도 잘 모르니까 네 아버지한테 도움을 요청해 보렴. 영문 이름이라면 내가 지어줄 수도 있는데 말이야.”

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당분간은 아버지께서 아이들 좀 봐주실 수 있으실까요?”

그러자 한희운이 흠칫 놀라며 되물었다.

“내가?”

“네. 이대로라면 저와 유이 둘만의 시간이 아예 사라져 버릴 것 같거든요.”

한태군의 말에는 어마어마한 원망이 섞여 있었다.

그는 지금 반년 째 금욕 생활을 겪고 있었다. 최근에는 토끼 같은 자식놈들이 떡하고 버티고 있으니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강유이는 너무나도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당장 숨고 싶은 마음이였다.

어머니, 아버지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게 다 무슨 소리란 말인가!

결국 한희운 할아버지가 베이비시터 역을 맡게 되었다. 아이들이 없는 며칠 동안 한태군은 강유이 곁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

늦은 밤까지 혹사당한 강유이가 기진맥진하며 그를 원망했다.

“아이들 밥까지 오빠가 다 먹으면 어떡해. 애들은 나중에 뭐 먹으라고.”

그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소리 없이 미소 지었다.

“분유 먹이면 돼.”

강유이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나빴어. 아빠라는 사람이 어쩜 그래?”

그가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나쁘다니. 걔들이 말썽을 부린 탓이지 뭐!”

그러자 강유이가 그의 품에 몸을 기대며 물었다.

“오빠 지금쯤 아이들이 아버님을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세 아이가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기라도 하면 그만한 소란이 없을 것이다.

한태군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잘 돌봐주실 거야.”

S 국, 외교부 청사.

조민은 4개 국어에 능통했고 F 국 외교부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경력도 있었다. 또한 그녀는 외국어 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능력있는 사람이였기에 특별 전형으로 파격 스카우트된 상황이였다.

그녀는 이곳에 온 지 며칠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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