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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이튿날 오전.

진도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문을 나섰다.

빨리 집을 사러 가야 한다.

어제 집에서 하룻밤 자고 나니 요 몇 년간 부모님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것 같았다.

어젯밤, 밖에는 갑자기 큰 비가 내렸고 집안에서는 작은 비가 내렸다. 찬 바람이 불어왔는데 이 집은 비와 바람을 다 막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그가 돌아왔으니 어찌 부모를 이런 곳에서 살게 하겠는가. 이제는 부모님에게 좋은 집을 마련해 드릴 참이었다.

그는 핸드폰으로 찾아보았는데 당장 살 수 있는 집은 스카이타운밖에 없었다.

이 동네는 성운시에서 가장 좋은 동네였는데 집값도 수도권 못지않게 비쌌다. 그래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돈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게 왜 이곳의 집만 아직 팔리지 않았는가 하는 이유였다.

택시를 잡은 진도하는 스카이타운의 영업부에 왔다.

영업부에 들어서자 예쁜 아가씨가 나와서 그를 맞이했다.

그녀는 진도하를 데리고 프런트에서 등기한 후 또 그를 데리고 모형들을 보여주며 스카이 타운에 대해 소개하기 시작했다.

진도하는 별로 큰 관심이 없었지만 할 일도 없으니 그녀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지리 위치와 환경 설비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진도하는 관심이 생긴 듯 물었다.

“한번 보고 싶은데, 데리고 가 줄래요?”

그는 이 동네가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고급스러운 주택구역으로 지리 위치도 꽤 좋았고 인테리어도 거의 다 되어있어 그대로 몸만 들어오면 되는 것이었다.

영업부 직원은 그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을 보고 열정적으로 얘기했다.

“당연하죠.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진도하를 데리고 가장 기본적인, 샘플이라고 할 수 있는 방으로 데려갔다.

그곳의 입구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자 직원이 설명했다.

“요즘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좀 많아서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지금 들어가 보셔도 괜찮아요. 아니면 사람이 적어진 후 들어가 보셔도 돼요.”

진도하도 이해가능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

“그럼 일단 들어가서 한번 볼게요.”

그렇게 말한 진도하가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여기서 이민영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민영은 매우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고 다른 남자와 같이 다른 직원의 뒤에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민영도 진도하를 발견 하고 증오의 표정을 드러내며 화를 내고 물었다.

“진도하, 날 따라다닌 거야?”

이게 바로 그녀의 첫 반응이었다.

“미쳤어?”

진도하는 그런 이민영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알아서 방을 둘러보았다.

이민영 옆의 남자가 갑자기 물었다.

“누구야? 아는 사이야?”

이민영은 남자의 팔을 끌어안으며 얘기했다.

“예전에 날 따라다니던 남자들 중 하나야.”

옆의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도하를 위아래로 훑더니 그가 입은 옷이 낡은 옷인 것을 발견하고 그를 사회 하층 서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비하니 저도 모르게 우쭐해졌다.

이때 이민영 앞에서 자기의 실력을 보여준다면, 그녀는 오늘 밤 더욱 열심히 그를 기분 좋게 해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진도하의 앞에 가서 얘기했다.

“이민영은 이제 나, 장민준의 여자다. 당신이 이 여자를 얼마나 좋아하던지, 앞으로 거리를 지켜줬으면 해. 그렇지 않으면 나도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니까!”

진도하는 그저 이런 상황이 어이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장민준을 보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따라온 거 아니라니까? 그냥 집 보러 온 거야.”

이민영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하, 네가 집을 보러 와? 여기는 성운시에서 가장 좋은 동네야. 여기가 한평에 얼마인지는 알아? 네가 집을 살 능력은 돼?”

이민영은 진도하의 해명을 전혀 믿지 않았다. 그 같은 거지가 이런 곳의 집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진도하도 참지 않고 반박했다.

“내가 사든지 말든지 너랑 무슨 상관이야!”

이민영은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

“난 곧 이곳의 사장이 될 사람이야. 당연히 나랑 상관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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