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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말을 마친 후 강유진은 옆의 직원에게 얘기했다.

“스카이타운은 성남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아파트예요. 이 점을 봐서 저와 약혼자가 집을 사러 온 건데, 이렇게 아무 사람이나 이곳에 들인다면 전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 말을 남긴 채, 이민영이 방을 나갔다.

직원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같이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아가씨, 화내지 마세요! 지금 바로 쫓아버리겠습니다!”

그제야 이민영은 자리에 멈춰 섰다.

이민영의 담담 직원은 진도하 앞으로 와 물었다.

“선생님, 실례지만 혹시 오늘 집을 사러 오신 겁니까? 아니라면 먼저 떠나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스카이타운의 집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영업부의 직원으로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일한 그녀는 이민영과 장민준이 진짜 집을 보러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허름하게 차려입은 이 남자는 손도 투박해서 딱 보면 공사장에서 노가다를 하는 사람 같았다. 이런 사람은 스카이타운의 집을 전혀 살 수가 없다.

진도하는 계속 참으니 이 사람들이 자기를 우습게 본다고 생각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

“누가 내가 못 산대요?”

당당한 기세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그는 전쟁터에서 오래 살며 산처럼 쌓인 시쳇더미 속에서 살아남으며 살기를 수련했다.

그러자 직원은 갑자기 차가워진 공기 속에서 두려워 벌벌 떨며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직원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이민영이 코웃음 치고 차갑게 얘기했다.

“네까짓 게 이곳의 집을 산다고? 허세 부리지 마! 창피한 줄도 몰라? 네가 여기 집을 사면 내가 당장 너한테 머리 박고 사과할게.”

이 말을 내뱉는 이민영의 콧대는 이미 하늘을 찌를 만큼 자신 있었다.

그녀는 진도하와 그의 부모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런 집을 살 능력이 되지 않는다. 그녀에게 혼수비용으로 6천만 원을 주겠다고 하면서 5년 동안이나 모았지만 절반밖에 모으지 못한 그들이었다.

진도하는 이민영을 깔보며 얘기했다.

“내가 살 수 있든 없든, 이곳의 집은 사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다시 영업부로 돌아갔다.

원래 이곳의 집이 매우 마음에 들었는데 직원의 태도를 보고 이민영의 일까지 겹치니 이곳에 대해 실망한 것이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영업부를 걸어 나갔다.

그러자 이민영이 뒤에서 비꼬듯이 얘기했다.

“살 수 없으면 없는 거지. 허세는 무슨!”

그러자 진도하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차갑게 이민영을 보면서 얘기했다.

“그럼 하나 사도록 하지.”

이민영은 진도하의 신경을 박박 긁었다.

어차피 진도하에게 집 한 채쯤은 장난감을 사는 것과 같았다.

그러자 이민영이 또 웃으며 얘기했다.

“그럼 일단 사고 얘기해!”

그리고 영업부의 복도에서 얘기했다.

“다들 와 보세요! 여기 거지가 이곳의 집을 사겠대요!”

말하면서도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해서 소리 내 웃었다.

영업부의 모든 사람이 의문스럽다는 눈빛으로 이곳을 쳐다보았다.

어느새 그들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때, 누구도 영업부의 문 앞에 붉은 스포츠카가 멈춰 섰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조금 붙는 핏의 브이넥의 긴 외투를 입은 여자가 차에서 내려왔다.

그녀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고 쭉 뻗은 몸매가 햇빛 아래서 더욱 빛났다.

바로 강유진이었다.

그녀는 사람들 가운데서 진도하를 발견 했다.

진도하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사람들 가운데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입구의 사람은 강유진을 보고 이런 큰 손님을 놓칠세라 바로 달려갔다.

“강 사장님.”

강유진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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