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4화

저격수는 바짝 긴장했다. 이내 곁눈질로 등 뒤에 누군가 서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럴 수가?

프로로서 다방면의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건 기본적인 요구 사항이다.

아까 일어설 때만 하더라도 분명 옥상이 텅 비어 있지 않았는가? 대체 언제 귀신처럼 나타났단 말이지?

심지어 그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찰나의 경악을 끝으로 저격수가 권총을 잽싸게 꺼냈다.

물론 자신의 사격술에 자신이 넘쳤고, 게다가 단거리 사격은 더욱 특화되어 있지 않은가?

목표물의 거리가 일곱 발자국 밖이라면 총이 빠르기 마련이고, 일곱 발자국 안이라면 빠른 건 물론 정확하기까지 했다.

반면, 신출귀몰하는 사람은 바로 일곱 발자국 안에 있었다.

언제 나타났든 간에 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없다는 것만 확인하면 충분했다.

어차피 죽은 목숨인데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따질 필요가 뭐 있겠는가?

저격수의 표정이 점점 흉측하게 일그러지더니 마침 오른손으로 총자루를 잡았다. 이는 적어도 10만 번 이상 연습한 동작이었다.

심지어 고개를 숙여 확인할 필요도 없이 총을 뽑아 장전하고 조준한 다음 사격까지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건 목표물을 명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목덜미가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더니 온몸이 점차 굳어지기 시작했다.

총자루를 잡은 오른손이 아무리 힘을 줘도 꿈쩍하지 않았다.

저격수는 아연실색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총을 뽑으려고? 미안한데 기회는 이미 물 건너갔어.”

염무현이 걸음을 옮겼다.

이에 저격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역시나 알 수 없는 공포가 제일 두려운 법이다.

곧이어 일어난 일 때문에 그는 패닉에 빠졌다.

귀에 낀 이어폰에서 우두둑하는 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

프로 저격수로서 이는 목이 부러졌을 때 나는 뼈 소리라는 사실을 즉시 알아차렸다.

다시 말해서 그의 파트너는 이미 목숨을 잃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에 추측은 곧 사실로 바뀌었다.

“이렇게 약해 빠져서야 원, 내가 힘을 주기도 전에 목이 부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