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46화

“생각해본다고 했지, 살려준다고는 안 했는데?”

염무현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아지트 책임자가 누구인지 알아낸 마당에 굳이 시간 낭비하면서 네 헛소리를 들어줄 필요가 있을까? 분명 그 사람이 더 많이 알 텐데, 안 그래?”

저격수는 억울한 듯 두 눈을 부릅뜬 채 숨졌다.

원래 패를 너무 빨리 까도 안 되는 법이다.

염무현은 공혜리에게 연락해 방금 일어난 일을 간략하게 설명해준 다음 신신당부했다.

“기사님 가족들도 보상해줘요. 뭐든 두 배로.”

“네.”

공혜리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꼭 조심해야 해요, 흑일파는 무법자들이 많아서 아주 위험하거든요.”

“걱정 안 해도 돼요. 이제 서해시에 돌아가면 같이 식사 한 끼 해요.”

염무현이 웃으면서 말했다.

공혜리는 뜻밖의 횡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네! 꼭이요.”

지금 데이트 신청을 한 건가?

그렇다면 결코 가볍게 대할 수는 없었다. 얼른 가서 어울릴 만한 옷이라도 골라야 하지 않겠는가?

단김에 소뿔도 빼라고, 지금 당장 쇼핑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다.

때마침 비서가 서류 더미를 안고 걸어와 입을 열려는 찰나 옆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대표님, 어디 가세요? 서류를 당장 결재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공혜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일단 거기 둬.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

세인시 외곽.

눈에 띄지 않은 허름한 건물 지하에 바로 흑일파 아지트가 있었다.

사실 존재한 지는 꽤 되었지만 워낙 은밀한 곳이라 경찰과 수비대조차 아무런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검은색 지프차 한 대가 입구에 멈춰서더니 한 사람이 내렸다.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가 대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지프차는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남자는 뒤를 흘끔거리다가 미행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시름 놓고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정원은 텅 비어 있었고, 방에도 인기척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곧이어 거실을 가로질러 뒤편의 주방에 도착했다. 벽에는 기름때가 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