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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그 계집애가 자격이나 돼?

성연은 엠파이어 하우스를 나선 얼마 후 학교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 학교 입구에서 도로변까지 이미 고급차들로 꽉 차 있었다.

나란히 세워진 차들은 저마다 헉, 소리 날만큼의 고가라 마치 가격 경쟁이라도 붙은 듯했다.

또한 과시하듯 명품 옷을 걸치고 한정판 운동화를 신은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

이쯤 되니 안으로 계속 차를 타고 들어가는 게 불편했던 성연은 기사에게 도로변에 차를 세우게 한 뒤, 내려서 교문까지 걸어갔다.

빽빽하니 붐비는 학생들 사이를 뚫고 교실에 도착했다.

편입생인 성연을 선생님은 맨 뒷줄에 앉게 했다.

입학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던 성연은 우등반에 배정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송아연도 같은 반이었다.

송아연의 수능 필수 과목들은 썩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등반에 배정될 수 있었던 까닭은 피아노와 무용 특기를 이유로 교장이 배려해 준 결과였다.

교실에 들어서자, 모두들 뚫어져라 성연을 쳐다보았다.

책상 사이로 지나가는 그녀를 따라 시선을 옮기며 여기저기서 작은 소리로 속닥거렸다.

[쟤가 입학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그 애야?]

이 말이 들리자마자 곧 이어 누군가 또 반박의 말을 뱉었다.

[설마, 가짜겠지. 뒷문으로 들어온 게 틀림없어.]

모두가 북성남고에 들어오려 안달인 까닭은, 이 학교가 소위 귀족학교이기도 하지만 그 교육 수준이 북성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각종 시험의 출제 문제들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러니 입학시험으로 학생의 거취를 결정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학교 입장에서는 이 부잣집 자제들의 기를 좀 꺾어서 알아서 물러서는 법을 일깨우고자 하는 면도 있었다.

물론 돈으로 들어온 학생도 적지 않지만, 반을 정하고 그에 따른 대우는 철저히 성적에 따를 뿐이었다.

송아연과 사이가 좋은 여자아이가 그 옆에서 말했다.

“저 신입생, 너랑 같은 성이야. 설마 친척은 아니지?”

책과 노트를 정리하던 아연이 성연이 있는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언뜻 경멸의 기색이 얼굴에 떠올랐다. 하지만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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