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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이 선생님.”

윤수정의 주치의는 윤수정에게 눈짓을 하고서야 이상언에게 말했다.

“이런 작은 수술까지 선생님께서 직접 손쓰실 필요 없습니다.”

이상언은 시선을 돌려 어디서 윤이서를 만났는지 생각했지만 생각나지 않았다.

예쁜 여자들은 다 비슷했으니까.

그는 정말 긴 시간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주치의를 보았다.

어젯밤 토론이 끝난 후부터 이 주치의는 줄곧 자신이 수술을 하면 된다고 고집했다.

그가 이렇게 적극적인 것을 보고 이상언은 동의했다.

“그래.”

마침내 수긍을 받자 주치의는 긴 숨을 내쉬며 마취사에게 말했다.

“빨리 마취 시작해.”

마취사는 주사를 들고 윤이서의 팔에 찔렀다.

윤이서는 액체가 조금씩 몸 안으로 흘러드는 것을 보며 무기력하게 말했다.

“놔…… 놔요…… 날 놓으…….”

액체가 흘러들어가며 윤이서의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부모님, 하은철, 친구들, 그들 모두 머릿속에서 잠시 멈췄다.

그리고-

하지환.

그가 지금까지도 자신이 이혼하러 가기를 기다리고 있고, 자신은 갈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윤이서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하지환 씨…….”

……

9시가 넘은 북성은 마침 차가 막히는 출근 타임이었다.

길이 막혀서 차는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운전석에 앉은 하지환의 얼굴은 음침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애가 타며 핸들을 짚었다.

먼 곳의 빨간 불은 눈에 거슬렸고, 상상 속 수술실의 모습이 현실과 막 뒤엉켰다.

그는 괜히 짜증이 났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 맑고 억척스러운 소녀의 눈빛이 떠올랐다.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을 주더니 다음 차가 들어오기 전에 그는 방향을 돌려 좁은 골목을 따라 나갔다.

차주는 깜짝 놀라 창문을 내려 이미 지나간 차를 향해 소리쳤다.

“미쳤어, 죽으려고 작정하는 거야!”

차선을 바꾼 하지환은 정말 목숨을 건 듯 필사적으로 경적을 누르면서 앞으로 돌진했다.

다른 차주들은 이 상황을 보고 놀란 채 다급히 차를 피했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을 정도로 꽉 막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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