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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배미희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기에, 상언이 아침에 말한 길고양이가 지환을 지칭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아들의 잔꾀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상언은 대범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이런 수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던 것이었다.

그가 얼른 지환을 향해 말했다.

”형님, 형님,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식사를 마친 후에 사죄드리겠습니다.”

“우선 식사부터 하시죠. 보세요, 이서 씨가 정성껏 요리한 음식인데, 어서 드셔보고 싶지 않으세요?”

‘역시 이서를 빼돌리는 건 명확한 해결 방법이 아니었나 봐.’

지환은 걸음을 옮겨 식탁으로 향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지엽을 쳐다보지 않았다.

무시당한 지엽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지환과 경쟁 관계였으나, 은철처럼 이서가 보는 앞에서 지환을 언급할 사람이 아니었으며, 이서를 부추겨 지환의 가면을 벗기는 일을 더더욱 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것만이 지환의 유일한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지라도.

그 덕에 저녁 식사는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끝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지엽이 SNS를 게시했다.

[식사를 대접해 줘서 고마워, 이서야.]

게시한 사진은 이서가 준비한 풍성한 만찬을 찍은 것이었다.

지엽은 하은철의 절친한 친구 중의 하나였다.

‘어차피 은철이도 이 게시글을 보게 될 거야.’

그가 일부러 은철에게 게시글을 공유했다.

‘어차피 M국까지 쫓아오지도 못할 텐데, 뭐.’

‘설령 온다고 하더라도 하 대표님이면 은철이를 상대할 수 있으실 거야.’

“H선생님.”

이서가 과일 한 접시를 들고 나왔다.

“과일 좀 드세요.”

이 장면을 본 지엽은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지환이 나타난 후, 이서의 시선이 줄곧 그를 향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녀가 다른 사람들을 모두 배려한다고 할지라도, 지환을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더욱 다정했다. 그녀의 두 눈은 별이 박히기라도 한 듯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질투하시는 겁니까?”

상언이 갑자기 다가와 지엽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물었다.

지엽은 즉시 눈길을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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