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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시간이 늦지만 않았더라면, 이상언은 곧바로 시작하려는 듯했다.

“네.”

이서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두 사람은 굿나잇 인사를 나누었고, 상언은 그제야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아래층에서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배미희가 미소를 지었다.

‘오늘 지엽 도련님이 오셨다는 걸 지환이한테 알려야 할까?’

방으로 들어간 상언이 고민을 하던 바로 그때,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지환이었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전화를 거는구나.’

상언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서 씨를 다른 사람한테 빼앗길까 봐 정말 두려운가 봐.’

상언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으나,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왜 말이 없어?”

졸고 있던 지환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이서는 집에 돌아왔어?]

“응, 진작에 왔지. 근데 이서 씨만 온 게 아니라, 지엽 도련님도...”

수화기 너머의 숨죽인 호흡을 느낀 상언의 얼굴에 웃음기가 더욱 짙어져 갔다.

“지엽 도련님도 오셨어. 이서 씨에게 줄 선물을 가지고 오셨더라고.”

[그거 말고 다른 일은 없었어?]

지환은 어두운 안색을 하고 있었으나, 전혀 졸리지 않은 듯했다.

“내일 이서 씨가 직접 준비하는 요리를 먹으러 또 오신다더라. 지환아, 너도 긴장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지환이 미간을 찌푸렸다.

[너는 이 상황이 즐거운가 봐?]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네가 무슨 긴장할 필요가 있겠어. 너는 목소리만으로 이서 씨를 구했잖아.”

‘하나 씨도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지환은 상언처럼 낙관할 수 없는 듯했다.

“너 지금 어디야? 왜 이렇게 조용해?”

상언은 처음부터 묻고 싶었다.

[비행기 안이야.]

지환이 눈을 감았다.

“정말 오는 거야?”

상언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응.]

“아니, 그쪽 일은 아직 다 처리하지도 않았잖아?”

[이천이 있잖아.]

지환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져 갔다.

‘아무래도 피곤한 것 같아. 더는 방해하지 말자.’

“그래, 좀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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