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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배미희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고작 이런 일로 이서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로 들리는데... 아직도 이서가 똑똑하다는 걸 믿지 못하겠다는 거예요?”

하이먼 스웨이 역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가은이 얼른 상황을 수습하고 나섰다.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사모님, 계속 게임 하시죠.”

‘과연 다음 판에도 운이 좋을지 한번 보자고!’

이서는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가은의 말에 동조했다.

“사모님, 저는 괜찮으니까 계속 게임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나 세 번째 판, 네 번째 판 역시 이서가 승리를 거두었다.

오백만 원을 잃은 가은은 좀처럼 진정할 수 없었다.

그녀의 시선이 갑자기 지환에게 향했다.

‘한 번은 운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세 번은 말이 안 돼. 분명히 무슨 속임수를 썼을 거야.’

가은이 잔꾀를 내었다.

“저기... 혹시 물 한 잔만 가져다주시겠어요?”

그녀는 말을 마칠 무렵 윙크를 했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지환의 눈동자는 대단히 차가웠다.

가은은 하마터면 의자에서 미끄러질 뻔했다.

그녀는 지환이 거절할 줄 알았으나, 그는 서서히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했다.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는 다소 놀란 듯했다.

‘드디어 나의 매력이 통한 건가?’

가은은 은근히 기뻐했으나, 이서는 몰래 입술을 오므렸다.

“이서 씨, 이제 이서 씨 차례예요.”

가은이 호의적이지 않은 목소리로 이서를 일깨워주었다.

그녀는 가은을 한 번 보았는데, 가은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분명 친절함이 아닌 조롱을 지닌 것이었다.

사실, 이서는 처음부터 가은이 자신을 향한 악의를 품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를 소중히 여기시는 하이먼 스웨이 여사님의 따님인데... 내가 너무 깊이 생각한 건 아닐까?’

하지만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의 직감이 정확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쩐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한테 적대적이었어.’

‘오해가 아니었던 거라고.’

고개를 숙이고 패를 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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