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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가은 씨, 정말 고스톱 칠 줄 모르는 거 맞아요?”

‘귀신은 속여도 나는 못 속이지.’

‘이서는 패를 만지는 것만 봐도 미숙하다는 걸 알 수 있어.’

‘하지만 심가은은...’

가은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패를 섞으며 말했다.

“그럼요, 여사님. 그저 운이 좋았던 것뿐이에요.”

배미희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아주 작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한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번째 판이 시작되었고, 또다시 이서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섣불리 패를 던지지 않았으며 패를 주시했다.

‘방금 그 한 판으로 백만원을 잃었어.’

‘게다가 그 백만원은 H선생님이 지불하실 거라고.’

‘배미희 여사님께서 이렇게 통이 크실 줄은 몰랐어. 절대, 절대 또 지면 안 돼.’

“긴장할 필요 없어.”

지환이 이서의 패를 보며 말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이서가 입술을 깨물었다.

“너무 많은 돈을 빚지면 갚을 수도 없단 말이에요.”

“갚을 필요 없어.”

지환의 목소리는 대단히 낮았다.

이서는 몇 번이나 그가 자신의 귀에 대고 말하는 줄 알았다.

“H선생님께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아요.”

이서는 지환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애를 썼다.

“그럼 이겨야겠네.”

뒤에서부터 지환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서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아까 H선생님도 고스톱을 칠 줄 모른다고 하지 않으셨나?’

‘고스톱을 칠 줄도 모르는 우리 두 사람이 어떻게 이길 수 있다는 거야?’

지환이 손가락으로 이서의 옷자락을 가볍게 문지르며 말했다.

“집중해, 모두 너만 보고 있잖아.”

고개를 돌린 이서의 눈에 방실방실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의 모습이 보였다. 얼굴이 빨개진 그녀가 아무렇게나 패를 던지려 하자, 누군가가 등을 가볍게 두 번 두드렸다.

지환임이 틀림없었다.

그녀의 손이 홀린 듯 두 번째 패로 향했다.

“아이고, 이번에는 먹을 게 없네.”

약간의 실망감에 빠진 배미희는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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