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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1화

심가은은 이전에 심씨 가문의 고택에 있을 때, 늘 이지숙과 함께 고스톱을 쳤기 때문에 고스톱에 대하여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가은은 이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았으나, 이따가 또 모두 이서를 칭찬할까 봐 두려웠다.

그뿐만 아니라, 이서가 고스톱을 칠 줄 모르는 이상, 고스톱에서만큼은 그녀를 짓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가은의 마음을 알 리가 없었던 하이먼 스웨이는 매우 기뻤다.

‘가은이가 점점 더 철이 드는구나.’

“그래, 우리 넷이 한 판 해보자꾸나.”

배미희 역시 동의했다.

“그러시죠.”

네 사람이 자리에 앉기 전, 가은이 말했다.

“저도 잘 치지는 못해요. 엄마, 그리고 여사님, 조금은 봐주셔야 해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고의적인 것이었다.

‘분명히 내가 이길 거야.’

첫 번째 판이 곧 시작될 것이었다.

패를 섞으려던 찰나, 지환을 본 세 사람이 그에게 이서의 뒤에 의자를 놓고 앉으라고 했다.

이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패를 꼭 잡았다.

그녀는 몇 번이고 지환의 숨결이 자신의 목덜미를 쓸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으나,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의자에 앉아 있어서 도망갈 곳도 없어.’

이서는 억지로 숨을 참아야 했다.

잠시 후,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녀가 고개를 돌렸고, 가면 아래에 감춰졌던 지환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H선생님.”

그녀의 낮은 목소리는 약간의 애원을 의미를 띠고 있었다.

“조금만 뒤로 가주시겠어요?”

‘원래 고스톱은 칠 줄도 모르는 데다가, H선생님까지 보고 계신다면, 분명 빈털터리가 되고 말 거야.’

속눈썹을 살짝 늘어뜨린 지환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이서의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바라보았다.

‘이런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야.’

‘이서의 이런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거였는데...’

‘이런 이서의 모습은 나의 모든 근심을 연기처럼 사라지게 하는 것 같았지.’

‘물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지환이 패가 놓인 테이블을 한 번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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