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4화 해명 발표

혜경에게 무대까지는 겨우 10걸음밖에 안 되는 거리였지만, 그 사이에 마치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난 내가 뛰어난 명문가 집안 아가씨라고 생각했는데, 하연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어.’

하연과 혜경은 사실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생신 연회에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하연이 미소 지었다.

“요즘 저에 대한 소문이 떠들썩해서 여러분도 잘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말을 듣고 방금까지 하연의 등장으로 놀란 기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셔터를 눌러 중대 뉴스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DS그룹 B시 지사의 최하연 사장이 바로 최동신 회장의 손녀였어.’

‘최 대표와 그녀가 연인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남매일 줄은 생각도 못했어.’

‘다시 두 사람을 보니 정말 닮은 것이 누가 봐도 남매잖아!’

하연은 웃음을 거두며 진지한 표정을 했다.

“여기서 진지하게 한 말씀 더 드리면, 저와 사이먼은 그저 평범한 친구 사이일 뿐이고 한 대표를 만나기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사소한 일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해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마지막이 될 겁니다.”

“그리고...”

하연의 예리한 시선이 서준과 혜경, 두 사람을 스쳐 지나갔다.

“저와 한 대표의 결혼은 이미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모두 그런 제 과거를 더 이상 염두에 두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연은 전남편과 전처가 만나 서로 얼굴을 붉히며 민망해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 명은 정정당당하게 성명을 낸 전처, 다른 한 명은 임신 5개월이 된 내연녀를 데리고 연회에 참석한 찌질한 남자, 지금 누가 옳고 그른지 모두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기자들은 서둘러 카메라를 서준과 혜경 두 사람에게 돌려 한바탕 셔터를 눌렀다.

서준은 여전히 냉정을 유지하며 자제하고 있었지만, 카메라 불빛 아래 혜경은 오히려 마음속에서 큰 동요가 일어났다.

‘결국 외부의 여론이 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