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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도발

뒤늦게 반응한 하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저한테 쏠리자 가슴이 저절로 두근거려 하연은 곧장 대답했다.

“저는 이번 패션쇼에 대해 아는 게 없습니다. 여기 계신 선배님들이 저보다 훨씬 잘 아실 것 같은데요.”

하연의 겸손한 태도에 안형준은 매우 만족했다.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어때요? 이 책임을 짊어질 수 있겠어요?”

그 말에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안형준이 하연을 이렇게까지 믿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대화만 보면 아예 이번 패션쇼를 하연에게 일임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하연에게 그렇다 할 대표작이 없는데, 이러면 사람들이 불복할 게 뻔했다.

상황에 놀란 하연이 갑자기 짊어지게 된 책임에 어안이 벙벙해 입을 열려고 할 때, 주위에 있던 누군가가 먼저 기회를 낚아챘다.

“안 교수님, 아직 자격도 안 되는데, 이렇게 중요한 임무를 맡겼다 일을 그르치면 어떡합니까?”

“맞아요. 제자들 중에 꼽자면 지연 양이 메인 디자이너에 더 잘 어울리죠. 어찌 됐든 지연 양은 크고 작은 패션쇼를 많이 맡아본 적이 있고, 매번 완벽하게 완성했잖습니까.”

“지연 양 디자인은 독특하여 우리 업계에서도 실력은 인정 받잖아요.”

사람들은 하연보다는 지연을 더 믿고 있었다.

심지어 약속일도 한 듯 하나 둘 지연을 위해 나섰다.

어찌 됐든 하연을 접한 건, 그저 인터넷 찌라시뿐이라 다른 것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기도 했고, 하연의 나이가 너무 어린 데다, 그렇다 할 대표작도 없으니 당연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더욱 중요한 건 나중에 하연이 패션쇼를 망치면 하연의 체면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체면이 깎이게 되는 것이니까.

“안 교수님, 재고해 주십시오.”

지연은 사람들의 말에 그제야 안심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안형준의 안색을 살피다가 저를 위해 마지막 변론을 했다.

“교수님, 저한테 기회 한 번만 주시면 안 될까요?”

기대 가득 찬 지연의 눈빛만으로도 이번 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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