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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이 말에 담긴 뜻은 그 누구도 알아챌 수 있다. 아람의 전 남편이 경주라는 사실은 윤정용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 소식을 듣고 윤정용은 아람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신씨 가문의 아들에게 시집간 것도 어이없는데, 하필 그 사생아와 결혼을 해? 정말 몸값을 떨구는 짓이네. 윤유성도 신경주보다 훨씬 낫겠네.’

“아저씨, 목마르지 않아요? 차 한잔 마시러 가요.”

이 말을 듣자 아람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구만복과 사이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신남준에게 이런 말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아람아, 아저씨 괜찮아. 아저씨가 네 칭찬을 아직 다하지 못했어.”

하지만 윤정용은 따라주지 않았다.

이소희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이를 악물었다.

‘왜 성주의 거물들은 다 구아람을 좋아해? 다른 여자는 모두 멸종했어?’

경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 눈빛이 차가운 만큼 마음도 아팠다.

“친딸이야. 정용아, 넌 확실히 여자아이를 좋아하네. 딸 있는 것도 모자라서 다른 딸까지 갖고 싶어?”

신남준은 윤정용의 말을 대꾸했다.

“난 달라. 난 손녀 며느리가 갖고 싶어. 그리고 난 아람이만 인정해. 다른 사람은 턱도 없어!”

아람은 당황했다. 윤유성은 웃고 있었지만 아람 뒤에 놓고 있던 손은 주먹을 쥐고 있었다.

엄청난 수치심과 굴욕감이 이소희의 마음을 찢어 놓으면서 귀가 윙윙거렸다.

‘오늘 이곳에 오지 말고 얌전히 집에 있어야 했어. 할아버지와 엄마의 방법을 기다리며 신씨 가문에 가야 했어! 내가 혼자 나서면 굴욕을 당할 수밖에 없어!’

윤정용의 웃음이 굳어졌다. 말하려는 순간 경주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저와 구아람 씨는 오래전에 이혼했어요. 구아람 씨 마음에 다른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면 곤란해요.”

복도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의 가슴이 갑자기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바로 안도감에 입꼬리를 올렸다. 사실 아쉬운 것도 없다. 경주가 아람을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모든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약속은 모두 거짓말이다.

‘어느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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