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21화

결국 윤정용은 윤유성에게 아람을 데려줘라고 부탁했다.

경주는 신남준의 휠체어를 주차장 방향으로 밀었고, 이소희는 껌딱지처럼 그들을 따라다녀 불쾌했다.

“언제까지 따라올 거야?”

경주는 걸음을 멈추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물었다. 갑자기 흔들리자 이소희는 경주와 부딪힐 뻔했고 크게 휘청거렸다.

“둘, 둘째 오빠. 오빠와 함께 할아버지를 데려주고 싶어.”

이소희는 불쌍하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금방 퇴원해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을 거야. 내가 도와주고 싶어.”

“도와줘? 네가 뭘 할 수 있어?”

경주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널 어렸을 때부터 봤어. 사모님과 네 오빠가 널 어떻게 지켜줬는지 똑똑히 봤어. 흙도 만져본 적이 없는 네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

경주는 차갑게 말하며 전혀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

“둘째 오빠, 나...”

“할아버지에게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너도 알잖아.”

경주는 아람을 생각하자 가슴이 뭉클해져 눈을 내리깔았다.

“그럴 마음이 있으면 이 회장님께 효도해.”

말을 마치자 신남준의 휠체어를 밀고 떠났다. 그 자리에 남은 이소희는 얼굴이 빨개졌다.

...

돌아오는 길에 운전기사가 운전하고 서 비서가 호송하였다. 경주와 신남준은 뒷좌석에 앉았다. 차에 히터를 틀어놨지만 신남준의 차가운 안색으로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을 소름 돋게 했다. 경주는 신남준이 화가 났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아람과 이혼한 건 사실이고 해결할 수 없는 모순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경주가 목숨까지 걸 정도로 진심을 다해 구애하지만 아람의 믿음마저 받을 수 없었다. 일방적인 헌신을 하는 건 두렵지 않지만, 아람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 더 두렵다.

만월교의 별장에 도착하자 경주는 차에서 내렸다. 서 비서를 도와 휠체어를 준비하며 신남준을 부축해 주었다.

“휠체어를 타지 않겠어. 내가 불구자야? 왜 휠체어를 타?”

신남준은 참다못해 경주를 옆으로 밀어내고 서 비서에게 명령했다.

“내 목발을 가져와.”

곧 서 비서가 목발을 가져왔다. 신남준은 목발을 들고 창백한 입술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