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5화

조은서의 말에 유선우는 손을 뻗어 침대 헤드라이트를 켰다.

그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네 생각에는?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아?”

조은서는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선우는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 어두운 밤에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도 더 진지하게 들렸다.

“조은서, 나는 누구를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없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나는 잘 몰라. 하지만 처음으로 여자에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 나 스스로를 지키고 있었던 소신을 포기할 만큼. 집에 와서 배수관을 수리할 만큼 한 여자에게 계속 신경을 쓰고 있어.”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내가 단지 같이 잠자리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은서야, 내가 정말 오로지 나의 욕구만 충족시키려 한다면 주위에 널리고 널린 게 예쁜 여자들이라는 거 너도 잘 알잖아.”

그러자 조은서도 이내 한마디 했다.

“말리지 않을게요.”

그 말에 유선우는 가볍게 웃었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그의 훤칠한 외모는 한결 더 늠름해 보였고 짙은 눈썹은 성숙한 남자의 멋을 계속 풍기고 있었다.

만약 이런 사람이 어린 아가씨를 찾으려 한다면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많을 거라는 것을 조은서는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유선우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나도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은서야, 나는 너와 아이를 낳고 싶어.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어. 하지만... 애보다 더 원하는 게 너의 마음이야. 네가 일기장에 썼던 것처럼 너의 눈에는 나만 보였으면 좋겠어.”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유선우는 처음에는 그저 그녀를 붙잡기 위해 뭔가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말을 꺼내니 점점 더 진심이 어우러져 욕심이 커졌다.

과거를 전부 다 잊고 조은서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

조은서를 정말 사랑한다!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이 스쳐 지났지만 유선우는 그 생각들을 부정하고 그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