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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유선우는 그녀의 긴 생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늦은 밤이라 그의 목소리는 한결 더 섹시하게 들렸다.

“바이올린을 켜면서 차준호에게서 얼마나 벌었다고 그래? 몇십만 원? 몇백만 원? 그 돈으로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외식 한 번 하기도 어려워.”

조은서는 그의 어깨에 기댄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의 그까짓 돈이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은서에게는 그녀가 용기를 낼 수 있는 전부였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녀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갖고 싶었다. 더 이상 유선우의 눈치를 보며 생활하고 싶지 않았고 그와의 잠자리가 끝난 후 그에게서 수표를 받는 상황도 두 번 다시 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조은서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만 유선우는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넓은 손바닥으로 그녀를 감쌌다.

그렇게 유선우는 오랫동안 그녀를 안고 있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조은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선우 씨, 나 샤워해야 해.”

그러나 유선우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녀의 손을 잡더니 손가락으로 깍지를 낀 채 그녀와 이마를 맞댔다.

그의 오뚝한 콧날과 살을 맞댄 갑작스러운 친근함에 그녀는 말할 수 없는 유혹을 느꼈다.

조은서는 도저히 이런 분위기를 견딜 수가 없어 고개를 들며 말했다.

“선우 씨, 이러지 마세요.”

유선우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뭘 그러지 마? 너도 좋은 거 아니었어? 너의 몸이 말해주고 있는데?”

성인 남자인 이상 유선우도 그녀의 생리가 끝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어젯밤 조은서는 유선우를 속였던 것이다.

유선우의 말에 조은서는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친정에서 유선우가 집에서하던 대로 행동하면 아빠와 어머니에게 못난 꼴을 보이게 될까 걱정되어 최대한 이런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유선우는 그녀의 작은 볼에 뽀뽀하더니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옷을 헤치며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유선우 또한 오늘처럼 이렇게 온화하고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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