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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그때, 간호사가 병실에 들어와 주삿바늘을 뽑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은서 씨, 방금 드린 것은 영양제입니다. 퇴원 후 꼭 영양보충 하셔야 해요. 영양실조가 오셨더라고요.”

조은서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요즘 시대에 영양실조라니. 그녀는 부끄러운 마음에 나지막이 알겠다고 답했다.

간호사는 웃음을 머금고 병실을 나갔다.

조은서는 침대에서 내려와 짐을 싸고 떠나려 했지만 유선우의 은혜에 감사해 잠깐 망설이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희 아는 사이인가요?”

그러나 유선우는 즉답을 피해 한참 후에야 아주 가볍게 말했다.

“저희는 그저 우연히 만난 것뿐입니다.”

그러자 조은서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에 그녀는 아련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 자신도 대체 왜 서운한 감정이 드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떠나기 전, 그녀는 화장실을 잠깐 빌렸다.

조은서는 거울 앞에서 평평한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보드랍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의 차이를 알 수 있었고 눈에 띄지 않는 튼 살이 조금 있는 것을 보아냈다.

그것은 아이를 낳은 특징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일찍이 아이를 가졌다는 말인데...

조은서는 한참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하얀 셔츠를 내려놓고 작은 배낭을 메고 그녀의 것이 아닌 이 병실을 떠났다... 그녀가 떠날 때, 그 남자는 아직 병실에 있었지만 그녀는 감히 그를 돌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한 세상 사람이 아니다.

조은서와 유선우는 작별 인사도,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채 서로를 스쳐 지나갔다. 마치 그의 말처럼 그들은 정말 우연히 만난 사이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했다.

그녀가 떠난 후 유선우의 표정은 막막하기만 했다. 분명히 그토록 오래 찾아다니고 기다렸지만 유선우는 조은서를 놓아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입구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진 비서가 달려왔다.

그녀는 문을 밀고 들어와 텅텅 비어있는 병상을 발견하자 목소리를 다잡고 유선우에게 물었다.

“왜 그냥 보내줬어요? 왜 은서 씨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겁니까?”

창가로 향하는 유선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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