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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유선우는 별장으로 돌아갔다.

심정희와 아이들은 아직 밥을 먹지 않았다. 이안이는 진지하게 등불 밑에 앉아 숙제하고 있었고 이준이는 블록을 쌓으며 놀고 있었고 심정희는 아이들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현관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나더니 잠시 후 유선우가 들어왔다.

그는 평소처럼 신발을 먼저 갈아신지 않고 그들에게 다가와 이준이를 껴안아 주고는 이안이의 곁으로 다가왔다.

“누나가 숙제하는 모습 좀 볼까?”

그러자 심정희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그럼. 우리 이안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방금 바이올린 연습도 좀 했지.”

할머니의 칭찬에 이안이는 눈을 들어 겸연쩍게 웃었다.

유선우는 그녀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먼저 밥 먹자. 다 먹고 계속하자.”

그들이 말하는 사이에 고용인은 이미 요리를 시작했다.

오늘은 조은서의 생일이기에 심정희는 혹여나 유선우가 슬퍼할까 봐 걱정했지만 뜻밖에도 유선우는 기분이 좋은지 가끔 그녀에게 반찬을 집어주고 아이들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오늘따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였다면 항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식사만 했을 텐데.

심정희는 묻고 싶었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결국 입을 꾹 닫았다.

영리한 이안이는 곧바로 아빠의 차이를 느끼고 제육볶음을 입에 조금씩 넣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엄마 소식을 들었어요?”

“응.”

유선우는 짧고 굵게 한 글자로 긍정의 표식을 내비쳤다.

이 짧고 간단한 콧소리에 심정희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좋은 날에 울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등을 돌리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유선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에게 다가가 휴지를 건넸다.

심정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선우야, 너무 기쁘다. 정말 너무 기뻐. 그럼 은서는 어디 있는지, 지금은 어떤지 빨리... 은서는 그동안 잘 지냈어?”

이안이 역시 유선우를 간절히 바라보았다.

이준이도 나이는 어리지만 엄마가 돌아온다는 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유선우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천천히 조은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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