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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반승제는 심장이 아프기 그지없었다

반승제는 문득 성혜인과 조용히 서재에서 업무를 보던 모습이 떠올랐고 그때 방 안에는 온통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뿐이었다.

반승제는 회의를 하면서도 고개를 돌려 보면 성혜인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는 차갑고 얌전한 모습으로 서류를 쳐다보고 있었다.

반승제는 과거를 되돌려 보고는 심장이 문득 아픈 감을 느껴 저도 모르게 주먹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침에 일어난 일에 반승제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온 하루 애써 침착한 척했다.

성혜인에게 이미 대역으로 놀아났으니 반승제는 더는 낭패를 보고 싶지 않았다.

인적이 드문 깊은 밤, 반승제는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보며 심장이 아프기 그지없었다.

반승제는 천천히 성혜인의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엎드렸다.

성혜인의 의자는 반승제의 의자와 달리 더욱 작았다.

성혜인은 차분한 성격이지만 소녀처럼 귀여운 물건들을 좋아했고 심지어 의자 쿠션도 핑크였다.

이 의자 쿠션은 성혜인은 인터넷에서 직접 고른 것이다.

그러나 반승제는 물건이 너무 늦게 도착할까 봐 심인우에게 직접 백화점에 가서 같은 것으로 사오라고 했고 한 시간도 안 돼 그녀 앞에 나타났다.

성혜인은 그날 밤에 바로 사용할 수 있었고 쿠션이 부드럽다고 칭찬하며 반승제에게도 하나 더 사서 쓰라고 말했다.

핑크 물건을 반승제가 쓸 리 없었다.

반승제는 책상에 엎드렸고 이윽고 호흡이 무거워지면서 어깨가 떨리기 시작했다.

방문 밖에서는 하인들이 물건을 모두 버리느라 정신없었다.

성혜인은 창문 쪽 소파에 웅크리고 있었고 창문은 열려 있었다.

배현우 그녀가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창문을 철근 여러 개로 칸막이를 해놓았다.

그녀는 밤 바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 손만 내밀 수 있었다.

바람이 살랑 뺨을 스쳤고 성혜인은 이마에 땀이 날 정도로 아팠다.

목구멍이 너무 아팠다.

목구멍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너무 아팠다.

성혜인은 짐작했다.설기웅과 배현우의 대화에 의하면 설기웅은 그녀를 언어장애인으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그 물을 마시기 시작하면서부터 성혜인의 목구멍은 말 못 할 정도로 부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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