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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제일 먼저 제 이름을 불러줄래요?

서씨 가문의 사람들이 이름을 듣고 고개를 돌려 보았다.

구석에 조용히 서 있던 장하리는 한순간에 받는 스포트라이트에 볼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며 몸이 굳었다.

“대표님.”

서주혁의 미간이 저도 모르게 찌푸려졌다. 둘이 함께 있을 때는 주혁 씨라고 부르더니 갑자기 대표님이라?

그는 불만을 감추지 못하며 입을 열었다.

“이리 와봐요.”

장하리는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갔다. 서씨 가문 사람들의 차가운 혐오와 증오의 눈빛이 모두 여실히 느껴졌다.

걸어가는 사람을 보며 서수연은 드디어 그녀가 누구인지 떠올렸다. 전에 주혁 오빠를 꼬셔 차에 탔던 그 천한 사람 아니던가?

빌어먹을. 그 천한 년이 감히 오빠가 기억을 잃은 틈을 타 꼬리를 쳐?

서수연은 장하리를 매섭게 바라보았으나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은 이런 일로 날뛸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은 오빠의 수술이라는 것을.

오빠가 빨리 기억을 되찾아야 서씨 가문의 상황이 안정될 것이다.

장하리의 손을 마주 잡은 서주혁은 그녀의 불안한 감정을 눈치챘다.

“제 걱정 때문에 그래요? 그냥 작은 수술일 뿐이에요. 3시간이면 깨어날 수 있다고 했어요.”

장하리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서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도저히 솔직히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굽혀 서주혁의 귓가에 속삭였다.

“주혁 씨, 수술이 끝나면 제일 먼저 제 이름을 불러줄래요?”

허리를 어정쩡하게 굽힌 모습이 괜히 측은해 보이고 눈을 살며시 감은 모습도 연약해 보였다.

서주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럴게요.”

그제야 장하리는 안도하며 그의 손을 놓았다.

“들어가요.”

서주혁은 잠시 생각한 뒤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저는 하리와 이혼할 생각이 없어요. 그러니 이혼하라고 부추기거나 설득하려 하지 마세요. 앞으로 하리는 제 아내입니다.”

그의 선전포고에 서수연은 마음이 급해졌다. 장하리 이 미친년이 감히 아내라고 속여? 정말 비열하기 그지없는 인간이다.

“오빠 이 여자한테 속은 거예요! 오빠랑은 아무 상관 없던 천한 여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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