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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3화 싸늘한 말투

이진은 고통으로 인해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그의 사전에는 여자를 때리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었지만, 장소가 병원이고 바로 앞에 서씨 가문이 있으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 고통이 지나가자,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싸늘한 시선으로 장하리를 바라봤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린 채 그를 무시하고선 조심스럽게 병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장하리는 몸 전체 마비될 정도로 두 시간 동안 서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안에서는 인기척이 들려왔다.

모두의 시선 속에서 서주혁의 눈꺼풀이 움직였고 그걸 알아차린 서수연은 재빨리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

“오빠!”

서주혁은 눈을 뜨고 무심하게 천장을 바라봤다.

“오빠, 지금 어때요? 괜찮아요? 뭐 생각나는 건 없어요?”

눈물을 펑펑 흘린 서수연과 달리 서주혁은 머리가 아픈지 표정이 일그러졌다.

비록 작은 수술이지만 몸이 찌뿌둥한 듯 사라들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남은 가족들의 얼굴에는 불안함이 가득했으나 저마다 위선적인 모습으로 돌변했다.

“주혁아, 괜찮다니 다행이구나.”

“정말 하느님이 도와준 건가 봐요. 전 솔직히 죽었다고 끝까지 믿지 않았거든요.”

번지르르한 말과 달리 그들은 당시 시신에 대한 추가 확인도 없이 서둘러 장례를 치렀다.

서수연은 병실 문밖에 장하리를 바라보며 악랄함을 드러냈다.

“오빠, 저 여자가 정신을 잃은 틈을 타서 본인이 아내라며 오빠를 속였어요. 정말 역겹지 않아요? 이런 건 절대 용서하면 안 돼요.”

서주혁은 이제 막 깨어나서 그런지 모든 게 시끄럽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서수연의 얼굴에는 흥미로움만 가득했다. 어쩌면 수술을 받은 후에도 장하리를 감싸고 돌지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오빠, 당연히 저 여자한테 따져야죠.”

서주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다 나가. 그리고 시환이 좀 불러와 봐.”

이제 그는 온시환에게 확인해야 할 중요한 일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장하리를 한순간도 언급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서수연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시환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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