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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화 난 절대 두 번째 인격이 아니야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설기웅은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매우 후회했다. 말을 못 하는 데다가 눈까지 안 보이는데 어떻게 그의 말에 답을 할 수 있겠는가. 성혜인에게 부탁하려면 직접 제원까지 찾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설인아가 실종된 지 이미 24시간이 넘었고 어디선가 고통받고 있을 거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졌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동시에 무력감을 느꼈다.

“혜인 씨를 이용해서 인아가 어디에 있는지만 알아내 줘요. 만약 인아를 찾지 못한다면 혜인 씨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배현우는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분노에 가까운 절망적인 목소리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 마음은 성혜인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걸 용서할 만한 부처가 아니었기에 한편으로는 설인아가 얼른 사고를 당하기를 바라기도 했다.

인과응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설기웅이 설인아를 무척이나 아끼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가 설씨 가문이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에 잠기곤 한다. 그럼 설기웅은 멘탈을 무너질 게 분명하다.

옆에 앉아 이런 생각만 해도 성혜인은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곧바로 배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웃어?”

그녀의 얼굴에 있던 미소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전과 같은 무표정한 얼굴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배현우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오늘 기분이 좋은가 봐?”

성혜인은 루틴처럼 당연하게 그의 말을 무시했다.

순간 발끈한 배현우는 이간질하기 시작했다.

“반승제 옆에 너랑 엄청 비슷한 여자가 나타난 거 알아? 얼마나 좋았으면 호텔에서 3일 동안 나오질 않았대. 성인 남녀가 단둘이 호텔에서 뭘 했는지는 말 안 해도 알겠지?”

성혜인의 그의 도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제 반승제의 몸에서 아주 옅은 향수 냄새가 난건 사실이지만 다시 그녀를 찾아왔을 때는 그 향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를 위해 일부러 옷을 갈아입은 게 틀림없다.

“혜인아, 아버지랑 할머니한테 너랑 결혼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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