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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방우찬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씩씩거렸다. 그는 ‘창녀’ 두 글자를 아예 장하리의 이마에 새기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장하리는 가소롭기만 했다. 그가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자신을 비난하는지 알 수 없었다.

더 이상 대화하고 싶지 않아 문을 닫으려는 찰나, 방우찬이 그런 장하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왔다,

방 안의 냄새는 이미 거의 사라진 뒤였는데 장하리가 어제 입은 옷이 여전히 창가에 널브러져 있는 걸로 보아 어디에서 거사를 치른 건지 추측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장하리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그녀가 직접 가져온 것이었다.

방우찬이 옷이 있는 창가를 가리키며 윽박질렀다.

“야, 좋았냐?”

인격모독이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장하리가 또다시 뺨을 내리치려고 손을 들었지만, 이번에는 방우찬의 억센 힘에 막혀버렸다.

“내가 틀린 말 했어? 이런 대담한 짓을 할거였으면 들킬 것도 각오했었어야지. 두고 봐, 장하리. 지금 바로 어머님께 네가 밖에서 몸 팔고 다닌다고 다 말해버릴 거니까.”

부모님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장하리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이 몇 년 동안 돈으로 어렵게 가족의 환심을 샀는데 방우찬 하나 때문에 또 무너뜨릴 순 없다.

“당장 나가.”

방우찬은 냉소하며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 남자도 그냥 그러했나 보지? 아니면 지금 내 앞에서 이렇게 소리칠 힘이 남아있을 리가. 규연이는 나랑 한 번 하고 나면 싸울 힘도 없이 며칠간 곤히 누워있어. 하리야, 그쪽으로 만족하지 못하겠으면 나 찾아와도 돼. 그 사람이 주는 돈 따위 나도 줄 수 있어.”

장하리는 역겨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전에 저런 남자를 맘에 들어 했던 자신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을 열었다.

“6억. 그 사람이 준 돈이야. 오빠도 이만큼 줄 수 있어?”

뭐? 6억? 고작 여자랑 하룻밤을 위해 6억이라고?

방우찬은 자신이 환청을 들었나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그가 또 냉소했다.

“웃기시네. 넌 네 몸이 그만큼 한 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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