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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2화 중독

밖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달빛으로 어렴풋이 보였다. 돌집은 어두컴컴했고 발밑은 울퉁불퉁해서 발을 잘못 디디면 넘어지기 십상이였다.

심지안은 벽에 붙어 조금씩 걸음을 옮겼다.

“삐걱삐걱--”

발이 무엇을 밟았는지 삽 시에 천지가 무너지고 돌집이 심하게 흔들리며 무중력상태에 있는 듯했다.

심지안은 벽을 짚고 구석에 웅크리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척 당황했다.

위험이 가득할 줄 알았지만 성연신을 보지도 못하고 죽을 수는 없었다.

큰 돌 하나가 사방에서 떨어지는 데다가 잘 보이지도 않았다. 큰 돌은 몇 번이나 심지안을 칠 뻔했고 심지안은 죽음의 문턱에 걸쳐있었다.

“죽고 싶어서 작정했어요?”

갑자기 거칠고 큰 손이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고 누군가의 차가운 향기가 온몸을 휩쓸었다.

심지안은 그 사람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성연신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드디어 긴장이 풀렸다.

“괜찮아요? 철수씨 말로는 당신이 다쳤다고 그러던데...”

어둠 속에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바스락대면서 야시경을 그녀의 정교한 콧등에 걸어주었다.

그녀의 시선이 확 트이면서 눈앞의 모든 것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심지안은 그제야 성연신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얼굴 왜 이렇게 빨개요?”

성연신은 눈앞의 어린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중독되었어요.”

“네? 무슨 독이요? 심각해요?”

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서 하얗고 부드러운 손으로 그의 몸을 이리저리 만졌다.

성연신은 근육들에 힘을 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어둠 속에서 욕정이 일렁거렸다.

“만지지 마요.”

성연신의 말에 심지안은 그가 정말 다친 줄 알고 고양이처럼 그의 몸속을 마구 파고들었다.

옷감을 사이에 두고도 그의 몸에서 전해오는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심지안은 작은 손을 움츠리고 똘망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면서 물었다.

“열나요?”

“아니요.”

성연신은 고개를 약간 숙인 채 그녀의 눈을 마주치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중독된 거예요.”

“네?”

심지안은 깜짝 놀랐다. 그녀가 어찌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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