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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설렘

도윤은 '아빠'라는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투지가 생긴 듯 네 발로 일어났지만 일어나자마자 머리를 다시 박았다. 도윤의 작은 엉덩이는 귀엽게 들려 있었다.

시윤은 잠에 취한 도윤을 안고 나왔다. 도준은 그녀의 방문 앞에 기대어 서 있다가 도윤을 보고 눈썹을 찡긋거렸다.

“졸리다면 그냥 다시 재우면 되잖아.”

도윤은 잠에서 깼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아침 공기는 조금 쌀쌀했다. 시윤이가 코를 훌쩍이자 따뜻한 외투가 그녀의 등 위에 덮였다.

시윤은 고개를 숙여 미소를 지으며 멀리 희미하게 밝아오는 하늘을 보다가 갑자기 도준을 불렀다.

“도준 씨.”

도준이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응?”

“만약 오늘 날씨가 맑다면 우리 재혼해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녀의 입술이 뜨거워졌다. 도준이가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강하게 입을 맞췄다.

“약속했어.”

하지만 도준이 저지른 죄 때문인지 밝아야 할 하늘이 계속 어두워지기만 했다. 오히려 흐린 날씨가 될 기세였다.

도준은 혀끝으로 뺨을 살짝 찌르며 시윤을 바라보았다.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거야?”

시윤은 맹세했다. 정말로 일기 예보를 보지 않았다고.

일출을 보지 못하게 된 시윤은 도윤을 안고 테라스의 흔들의자에 앉아 발끝으로 지면을 살짝 밀며 흔들렸다.

“아마도 하늘이 제가 그렇게 빨리 동의하는 것을 반대해서 일부러 그런 것 같네요.”

도준은 흔들의자가 앞으로 흔들릴 때 시윤의 등받이를 잡고 몸을 기울여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직 아침이잖아. 하루가 남았는데 뭐가 그리 급해?”

시윤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녀의 수수한 얼굴은 새벽의 어두운 빛 속에서 매우 선명해 보였다.

“도준 씨는 흐린 날씨를 맑게 바꾸는 능력이 있나 봐요?”

도준은 가볍게 웃으며 시윤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당신이 원한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시윤은 도준이가 자신이 생각해낸 꾀에 넘어가자 몰래 기뻐했다.

일출을 보지 못하게 되자 시윤과 도윤은 다시 잠에 들었다. 아침에 잠깐 잠에서 깼던 도윤은 다시 깊이 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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