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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돈이면 뭐든 가능하다

갑자기 들려오는 호통에 권하윤은 억울했는지 나지막하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는 전화를 통해 민도준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씨발, 기다려.”

곧이어 낮은 욕지거리가 입술 사이로 튀어나왔다.

“민지훈!”

“응, 형. 무슨 일이야?”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민지훈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권하윤 데리고 집에서 나와.”

“뭐? 본가 저택이 어떤 곳인지 형도 알잖아. 보는 눈이 그렇게나 많은데 내가 무슨 수로 사람 하나를 빼돌려?”

“흥. 뭐라도 얻어내겠다는 꼼수냐?”

“에이, 내가 설마 그러겠어?”

민지훈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내가 오늘 큰 형수님한테 원한을 산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남평 건물 네가 가져.”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민지훈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오케이 콜. 사람은 걱정 마. 내가 무조건 빼돌릴게.”

-

돈이면 뭐든 가능하다는 말이 다른 사람한테는 어떨지 몰라도 민지훈한테는 그야말로 진리였다.

반 시간 후, 마대에 꽁꽁 싸맨 사람 하나가 아무도 모르게 민 씨 저택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사람을 실은 순간 차는 쌩하고 떠나버렸다.

미처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민지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헤실 거리며 떠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 시각 차 안.

대충 맨 마대를 홱 풀어버리자 뜨거운 열기와 함께 습기가 얼굴을 뒤덮었다.

원래도 더워 미칠 지경이었는데 안에 묶여있은지라 권하윤은 이미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검은 머리칼은 젖은 채로 얼굴에 들러붙어 있고 눈은 흐릿했으며 양 볼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런 그녀는 민도준을 보자 무의식적으로 상대의 품에 폭 안겨왔다.

지금껏 긴장하고 부끄럼을 타며 어색해하던 모습과는 달리 주동적인 모습이었다.

민도준은 권하윤을 자기 무릎에 눕히며 외투를 벗어 여자의 몸을 덮었다. 앞쪽에서 슬쩍슬쩍 보내는 시선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한 번 더 봤다가 눈알 뽑아버리는 수가 있어!”

민도준이 슬쩍 눈을 들며 경고하자 앞에서 운전하던 한민혁이 이내 고개를 돌리며 어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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