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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야. 장소월, 너 그 봉투 새로 산 거 맞아? 내 기억으로는 얼마 전에 죽은 쥐가 들어가 있었는데... 설마 같은 봉투? 그걸 계속 쓴다고? 전염병이라도 걸리겠어.” 여자 세 명이 걸어왔다. 몸매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지만 얼굴에 화장품을 몇 층이나 덧발랐는지 본연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그들은 소월 쪽으로 걸어와서 도시락을 한번 보더니 싫은 표정을 지었다.

“제운고에서 도시락 싸 오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걸? 그냥 솔직히 말해봐. 설마 돈이 모자라? 돈 없으면 우리한테 얘기해주지. 적어도 사오천 만원은 빌려줄 수 있는데.”

다른 두 명도 같이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 말이야. 문정아, 너도 참 보기 안쓰럽다. 얘가 너 쳐다도 안 보는데 뭐 하러 옆에서 붙어 있냐. 이런 쓰레기랑 가까이해서 좋을 게 없어. 멀리해야 너한테도 좋을 거야. 이 언니의 충고다.”

소월은 가방을 다 정리하고 그제야 책상을 치며 일어섰다. “말 다 했어? 너희들 방금 그 쓰레기 소리 다시 말해봐. 나한테 하는 소리야?”

소월은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이다.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그녀가 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세 사람을 한 번씩 훑어봤다. “기회 줄 때 실컷 말해봐. 쓰레기라고? 너희들 온 김에 하나씩 따져보자. 이미주, 너희 집은 건자재사업 하고 있지? 그리고 너. 허여빈, 유진... 너희 셋 다 집안 사업이 엮여있는 걸 내가 모른다고 생각해? 2년 전 도원빌딩 사고 기억하는지 모르겠네. 당시 너희 셋 집안이 손을 잡고 개발한 사업인데... 원가를 줄여보려고 원자재에 손댔잖아. 후에 그 건물들은 전부 부실 공사가 돼버렸고.”

“그때 사람 3명이나 죽었는데... 누가 뒤처리해 줬는지 내가 다시 생각나게 도와줘?”

소월은 세 사람의 안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계속했다. “어떻게, 더 자세하게 말해줄 수도 있는데.”

이미주는 자신이 처한 위치를 잘 파악 못하고 있다. “헛소리 그만해. 그 사람들이 실수로 떨어져 죽었는데 우리 책임이라니? 장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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