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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강영수가 학교에 오자고 한 이유는 그녀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수술의 성공 여부는 영수한테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앞에 서 있는 소녀가 소년이 일어설 수 있는 동력이자 힘이다.

강영수는 물끄러미 눈앞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가늘고 긴 머리카락은 바람 속에서 부드럽게 나부끼고 그의 심장을 간질거렸다. 뒷모습마저 눈을 뗄 수가 없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알겠습니다. 도련님,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소월은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틈틈이 호숫가 풍경도 감상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온도, 딱 기분 좋을 만치 불어오는 바람, 상쾌하게 번지는 풀 내음, 아줌마가 정성껏 챙겨주신 도시락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점심이었다. 역시 아줌마 솜씨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감탄한다.

누군가 장소월의 신경을 거스르며 검은 그림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제대로 눈여겨보니 지난번 병원에서 만난 잘생긴 ‘만찢남’이었다.

하지만 다리가...

눈길을 사로잡은 무언가가 더 있었다. 긴 소매 밑에 숨겨진 신비한 푸른 문신이 어렴풋이 보였고, 목깃 밑에도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소년의 휠체어가 불과 몇 걸음 거리서 멈춰 섰다. 바람이 불면서 강영수의 갈라진 앞머리 사이로 봉긋하고 반질반질한 이마가 드러났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소년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안녕, 이렇게 또 만나네.”

차분한 목소리가 듣기 좋은 선율로 들려왔다. 장소월은 입술이 벌어진 것도 모른 채 멍한 눈으로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너무 민망해서 재빨리 입속의 밥을 삼켰다. “안녕! 아참, 지난번 옷은 이미 빨아서 집에 널어놨어! 근데 너도 제운고 다녀? 전에 마주친 적 없는 거 같은데...”

강영수는 그녀가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입꼬리가 싱긋 올라갔다. “질문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어느 거부터 먼저 대답해 줄까.”

그는 몇 초를 생각하더니 차근차근 말했다. “먼저 첫 번째 질문. 옷은 서둘러 돌려주지 않아도 돼. 다음번에 만날 때 직접 돌려줘...”

“둘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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