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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소현아는 줄곧 자책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녀가 장소월에게 그 쪽지를 전해주지 않았다면, 장소월은 아무 일 없지 않았을까?

허이준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 밖으로 나온 소현아는 눈물을 닦으며 허이준을 밀쳐냈다.

“다 네 탓이야. 네가 소월이한테 몰래 쪽지를 전해달라고 나한테 부탁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거야.”

“흑흑... 소월이 돌려내.”

허이준은 미안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해,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그녀는 분명 메일을 읽었을 것이다.

허이준도 자신이 정말 잘못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몰랐다고? 소월이가 아프다는 걸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 왜 또 자극한 건데? 강영수는 이미 죽었잖아. 되돌릴 수도 없어. 왜 소월이가 나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하지 않았어? 나 조금 전 의사한테 물어봤어. 소월이가 깨어나는 건 불가능하대. 정말 못 깨어나면 어떡해? 나한테 친구는 소월이밖에 없단 말이야.”

“다 네 잘못이야, 다신 너랑 말 안 할 거야.”

두 사람의 말다툼을 듣고 있던 간호사가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병원에서 소란 피우지 마세요.”

허이준은 도망가는 소현아의 뒷모습을 보며 간호사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허이준이 병원을 나설 때쯤 소현아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소현아는 엉엉 울며 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소현아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검은 유니폼에 검은 장화를 신은 남자가 다리 사이에 검은 속옷만 입은 나체의 여자를 무릎 꿇려놓고 있었던 것이다.

“재밌어요?”

강지훈이 위험한 눈동자를 굴리며 눈앞에 멍하니 얼어붙은 여자를 쳐다보았다.

소현아는 잠시 울음도 잊은 채 너무 무서워 차 문을 쾅 닫고 곧장 돌아서 달려갔다.

그녀의 차 아니었나?

그때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

“아가씨, 여기요.”

소현아는 운전기사 아저씨를 보자마자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을 머금고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차에 올라탔다.

“아저씨, 차 위치 왜 바뀐 거예요?”

“경비 아저씨가 와서 그 자리엔 주차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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