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31화

기성은은 전연우가 미친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장소월이 쓰러진 이후로, 그는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두 시간 후, 기성은이 서류 가방을 손에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

“대표님, 지시하신 건 다 준비됐습니다.”

전연우는 조심스레 그녀의 손등을 닦은 뒤 다시 이불 속에 넣었다.

“앞으로 중요한 서류에 사인하는 것 말고는 나 찾아올 필요 없이 네가 알아서 처리해. 나와 오랜 세월을 함께 했으니 회사 경영에 대해 가르쳐 줄 필요 없을 거야.”

“정말 회사에 손 떼실 생각이십니까? 대표님께서 피땀으로 일군 회사입니다.”

기성은이 의식을 잃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종래로 오늘처럼 불안했던 적이 없다.

“아가씨는 괜찮을 겁니다. 끝까지 안 깨어나면 평생 이러고 사실 생각이십니까?”

전연우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건 내가 소월이한테 진 빚이야.”

“됐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

기성은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표님.”

회사는 내팽개치고 그녀만 바라보고 있다...

그야말로 미친 짓이다!

전연우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는 회사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장소월을 돌보는 데에만 몰두했다. 지난번 누군가 장소월의 링거 관에 독을 주입한 일이 있은 이후로 전연우는 더더욱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그녀의 곁을 지켰다.

장소월은 식물인간이 됐지만, 서철용은 그녀의 뇌가 아직 활동 중이라, 외부 자극이 있어야만 깨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아침, 전연우는 장소월의 침대 옆에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틀어주었다. 모두 장소월의 예전 침실에서 가져온 카세트테이프였다.

전연우가 침대 옆에서 사과 껍질을 깎고 있을 때, 경호원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 밖에 소현아라는 분이 아가씨를 만나고 싶다며 찾아왔습니다.”

“안 돼.”

“네, 대표님.”

“참.”

전연우가 그를 불렀다.

“대표님, 지시 사항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전연우의 음산한 눈빛 아래 얼음장 같은 냉기가 번뜩였다.

“지금부터 15층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