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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역시 난 이모가 제일 좋아요!”

장소월이 방긋 웃으며 앞으로 걸어가 오 아주머니를 껴안았다.

그러고는 기대에 찬 얼굴로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도시락을 받아안고 작은 밥상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

“편히 잘 살면 되지 왜 뛰쳐나왔어요? 어르신과 도련님이 모두 걱정하고 있다는 거 모르는 거예요? 오늘 밤에만 여기에서 자고 내일은 돌아가요.”

“날 설득할 필요 없어요.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요. 그들의 눈엔 난 아무런 소용도 없는 사람이니 걱정하지도 않을 거예요.”

아주머니는 싱크대에 놓여있는 냄비와 간장을 발견했다. 그녀가 없으니 저토록 간략하게 먹은 것이다.

고귀하신 아가씨가 왜 이런 고초를 겪어야 한단 말인가.

오 아주머니는 가슴이 아파졌다. 어릴 적부터 그녀가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으니 자신의 딸과도 같아 마음이 저릿해진 것이다.

“아가씨, 점심으로 이걸 먹은 거예요?”

장소월이 허겁지겁 탕수육을 집어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반찬거리가 없어 면을 삶아 먹었어요. 간장을 너무 많이 나서 좀 짜더라고요. 그리고... 이모, 이 간장 변한 거 아닌가요? 먹을 때 맛이 좀 이상하던데.”

오 아주머니는 장소월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이마를 살짝 밀며 말했다.

“유통기한도 안 봤어요? 먹고 배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래요. 이제 먹지 말아요. 내일 내가 집에 데려다줄 테니까 어르신한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세요. 그러면 이번 일은 별 탈 없이 넘어갈 거예요.”

장소월이 움직이던 젓가락을 멈추고 단호히 말했다.

“전 이미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계속 가라고 등을 떠민다면 지금 바로 이 집에서 나가겠어요.”

그녀가 젓가락을 내려놓고 문밖을 향해 걸어갔다.

아주머니는 다급히 일어서 그녀를 막아 세웠다.

“돌아가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 설마 평생 이런 보잘것없는 곳에서 살려고요?”

“왜 안 되는데요?”

“이런 어지럽고 낡은 곳이 뭐가 좋다고요. 아가씨, 제 말 들으세요. 우리 함께 돌아가요, 네?”

“이곳이 뭐가 어때서요? 이모까지 절 내쫓으면 전 정말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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