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화

그날의 사고는 유영에게 지우지 못할 악몽이 되었다.

“네 말이 맞아. 아이가 없을 때 끝내는 게 깔끔하지.”

그녀가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세강 오너 일가가 그들의 아이를 원치 않았다.

임신한 그녀를 끝까지 몰아세워 유산하게 만들었고 그것을 빌미로 그녀를 그 집안에서 밀어내려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었다.

처음 아이를 잃었을 때, 유영은 그 사실을 강이한에게 알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멍청한 결정이었다.

그들이 언젠가는 자신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고 덮은 일이었는데 그들은 처음부터 유영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

소은지가 소송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유영은 법률대리인을 양승호 변호사로 변경했다. 소은지는 소송에서 손을 떼게 되었기에 원래 로펌으로 출근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 소식은 강이한에게 전해졌다.

이날은 유영과 조민정이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그들은 조민정이 새로 구한 사무실에서 보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강이한의 세강바이오 건물 바로 옆 건물이었다.

물론 세강바이오는 건물 전체가 세강 소유였고 유영의 사무실은 옆 건물의 한 층만 차지했다.

조민정이 유영에게 말했다.

“관련 서류는 다 준비되었고 오후에 고객사 미팅이 있어요. 내일에도 있고요.”

“알겠어요.”

유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민정이 말했다.

“일이 조금 많기도 하고 새로 창설된 집단이라 서로 부딪힐 일이 많을 거예요. 그래도 유영 씨한테 돌아가는 일은 제가 특별히 신경 썼으니까 너무 조급할 건 없어요.”

“고마워요.”

처음부터 미팅이 잡혔다는 게 중요했다.

조민정은 참 능력 있는 직원이었다.

청하에 도착한지 며칠이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을 따냈다는 게 그 증거였다.

아마 해외에 있을 때부터 청하시 상황에 대해 공부했을 것이다.

첫 시작은 유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순조로웠다.

오후가 되자 유영은 조민정과 함께 고객을 만나러 건물을 나섰다. 건물 대문을 나서는데 하필이면 회사로 돌아오는 강이한의 차와 마주쳤다.

남자가 차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