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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유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한테 3일 준다고 했어요. 14일 퇴근하기 전까지 설계도를 마무리하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의뢰를 우리한테만 준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건 당연하겠죠. 동교 신도시 프로젝트면 청하 시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라고요. 우리만 믿고 일을 추진할 이유는 없어요.”

오늘 미팅을 오기 전에 조민정은 이미 강성건설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진행했고 대략 어떤 의뢰를 맡게 될지 예측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느닷없이 동교 프로젝트를 내어줄 줄은 몰랐다.

“많이 바빠질 것 같네요.”

“네. 그래서 일단은 현장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

유영이 말했다.

어쨌든 건설 현장을 가봐야 대략적인 방향이 잡힐 것 같았다.

동교로 이동하는 중에 유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진영숙, 그녀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얼마 못가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본가의 전화기로 걸려온 전화였다.

“받아봐요.”

조민정이 말했다.

“계속 이런 식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고객들의 전화를 받을 수 없어요.”

유영은 그제야 자신은 이미 전직 주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이제 그녀는 업무 상으로도 연락을 많이 주고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어제 두 명의 고객을 만나본 뒤로 그쪽에서 세부 사항을 조율해야 한다며 벌써 네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진 여사님께서 어쩐 일이시죠?”

“뭐라? 진 여사?”

새로운 호칭에 당황한 건 진영숙이었다.

“아직 이혼도 하기 전인데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싫다는 거야, 뭐야? 그 아비 뻘 되는 남자가 그렇게도 좋아?”

유영의 두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싸늘한 말투로 대꾸했다.

“세강과는 상관없는 일이죠. 바라던 바 아닌가요? 뭐가 그렇게 불만이세요?”

“이혼한다고 하더라도 내 아들이 널 버린 게 되어야 해. 넌 먼저 이혼을 말할 자격이 없어.”

“어쨌든 제가 먼저 이혼을 얘기했고 여사님께서 그게 불만이시라면 당장 소송을 철회할게요. 아드님한테 다시 소송을 제기하라고 설득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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