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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그러고 보면 강이한은 스캔들이 나기 전까지는 꽤 모범적인 남편이었던 것 같았다. 저녁에 중요한 미팅이 있지 않은 이상은 꼬박꼬박 집에 돌아왔고 술자리가 있다고 해도 밤 열한 시를 넘기지 않았다.

그래서 유영도 그의 시간에 맞추다 보니 항상 열한 시 전에는 잠을 잤던 것 같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밤을 새우니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삐걱거렸다.

휴식실로 들어온 유영은 담요를 몸에 두르고 의자에 허리를 기댔다. 그녀의 옆으로 다가온 조민정이 넌지시 말했다.

“소은지 씨네 집에서 빨리 나오는 게 좋겠어요.”

“알아요.”

조민정이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이미 소은지에게 신세를 많이 지고 있었고 그녀의 생활에도 엄중한 피해를 끼치게 되었다. 3개월 전에 바로 소은지네로 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는데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 저쪽에서 끈질기게 공격해올 줄은 몰랐다.

강이한에게서 전화가 왔다.

통화버튼을 누르자마자 남자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도 집에 안 들어갔어?”

“돌아간다고 한 적도 없잖아.”

“소은지가 언제까지 당신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아? 혼자서 그 많은 여론과 악플러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 당장 집으로 들어가!”

남자가 협박 조로 말했다.

아마 소은지네 집으로 택배가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하는 얘기 같았다.

유영은 피곤한 얼굴로 눈을 감았다.

“3개월 전에 내가 경찰에 신고해서 그 사람들을 다 잡아넣었더니 그들과 합의를 보고 풀어준 사람이 당신이야. 지금 나랑 그런 얘기하는 거, 부끄럽지도 않아? 또 모든 게 내 탓이라고 우길 거야?”

“이유영!”

“시끄러워. 소리 그만 질러.”

유영도 같이 짜증을 냈다.

강이한이 그들을 풀어준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리고 더 이상 그와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걱정해서 전화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닌 거 알잖아.”

남자가 구슬리듯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얌전히 집으로 돌아가. 조 비서 그쪽으로 보낼게.”

“나 지금 회사에서 야근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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