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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강이한의 뒤를 따르던 조형욱도 그 모습을 보고 숨이 턱 막혀왔다.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의 옷에 묻었던 커피가 그녀의 하얀 원피스에 그대로 뚝뚝 떨어졌다.

유영이 버럭 짜증을 냈다.

“강이한, 당신 미쳤어?”

“흡….”

여자가 더 뭐라고 하기도 전에 남자는 그대로 달려들어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부드러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강압적인 키스였다.

그의 돌발행동에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유영은 입술에서 피비린내가 확 느껴졌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밀어냈지만 남자는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이한은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속삭였다.

“유영아, 그만 고집을 피워. 응?”

매번 그녀가 화를 낼 때면 시간을 두었다가 다가와서 좋은 말로 달래는 게 그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이런 방식을 좋아했다.

매번 그가 이렇게 목소리를 깔고 다정하게 말해줄 때면 그녀는 서운한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졌었다.

그의 가족들의 냉대와 무시에도 강이한만 자신을 사랑해 주면 모든 걸 참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유영은 날이 잔뜩 선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말해. 또 뭐 때문에 온 거야?”

화해?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여론이 이끄는 대로 한지음의 말만 믿고 그녀를 몰아세웠는데 화해가 가능할 리 없었다.

어차피 지금 그가 원하는 건 그녀의 타협이었다.

“일단 나가자.”

강이한이 그녀의 손을 잡고 커피숍을 나갔다.

유영은 손길을 뿌리치려 했지만 남자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기에 어쩌다 정신을 차려 보니 그의 차에 타고 있었다.

그들을 태운 차는 청하 병원으로 와서 멈췄다.

유영의 마음도 차갑게 식었다.

아직도 포기를 못한 건가?

“강이한, 대체 날 뭐로 생각한 거야?”

그렇게 싫다고 했는데 또 억지로 여기까지 끌고 온다고?

예전에는 그녀가 싫다고 한 일을 이렇게까지 강요한 적 없었다.

유영은 미친 사람을 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일단 나랑 들어가자.”

강이한도 싸우고 싶지 않았기에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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